[트루스토리] 김현경 기자 = “이렇게 위트있는 남자였나?” 방송직후 SNS에 쏟아진 장기하에 대한 평가다.

장기하는 지난 22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를 통해 생애 첫 단독토크쇼 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인디계의 서태지’라는 별명처럼 그간의 장기하는 다소 어려웠다. 서울대 사회학과 출신의 엄친아, 홍대 인디밴드, 사회 풍자적인 가사, 무뚝뚝할 것 같은 외모, 이 모든 것이 장기하를 멀게만 느껴지게 하는 일종의 편견이었다.

하지만 장기하는 점잔을 넘어선 솔직함과 ‘현실 타협적’인 반전 이미지로 색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사회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여자문제에는 관심이 많다는 장기하는 그렇게 시청자에게 한발 앞으로 다가왔다.

이날 장기하는 시작부터 ‘대놓고’ 솔직한 발언들로 ‘힐링캠프’ MC들을 이른바 ‘멘탈붕괴’ 상태로 만들었다. 그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타이틀 덕에 과대평가를 받았고, 때문에 학벌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서울대 졸업장 탐나지 않느냐, 현실이 그렇다”고 포문을 열었다.

또 장기하는 “마이너로 가고 싶지 않다. 메이저음악계로 가겠다. 그것이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만의 음악철학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는 인디에 있지만 마음은 메이저에 있다. 뜨는 음악을 하고 싶다”라면서 “내 노래가 유명 아이돌그룹만큼 인지도를 얻어도 자격이 있는 음악”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88만원세대를 대변하는 독특한 가사로 그를 스타덤에 올린 곡 ‘싸구려 커피’에 대해서는 “88만원세대라는 말 자체를 음반을 내고 알았다”며 다소 저항적이고 사회비판적인 자신의 이미지를 부정했다.

장기하는 “나는 사회의식이 없다. 명색이 사회학도인데 3년 동안 신문을 보지 않았더니 많은 현안들이 지나갔더라”라며 “이정도로 신문을 안 봐도 되나 생각했다”고 말해 “정말 깬다”는 한혜진의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의외로 애교스러운 장기하의 말투나 표정 역시 반전의 연속이었다. 장기하는 “이런 말 해도 될지 모르겠다”라면서 “진행하고 있는 라디오프로그램 작가와 스태프들이 나를 귀여워서 죽으려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어린 여성팬들이 나를 오빠라고 부르길 꺼려하고 삼촌 또는 아저씨라고 부르는데 ‘오빠라고 부르세요’”라며 귀여운 당부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장기하는 “흰 조약돌밭에 흰 조약돌을 던지면 아무 의미가 없지만 검은 조약돌을 던지면 그림이 달라진다. 검은 조약돌이 되고 싶었다”라면서 “내 노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하다”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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