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2만8000달러 돌파...지난해 6월 수준
은행권 리스크 및 금리완화 기대감에 상승 분석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70%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은행발 리스크와 연준의 긴축완화 기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70% 가까이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은행발 리스크와 연준의 긴축완화 기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퀘스트=이태웅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들어 70% 가까이 상승했다.

지난해 초 4만달러를 웃돌았던 비트코인은 테라·루나 사태, FTX 파산 등 시장 내부 악재가 겹치면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글로벌 은행들이 연이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완화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년 전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19% 오른 2만7744달러(약 3624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중 2만8400달러(약 3710만원)를 넘어서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2만8000달러대에서 거래되는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비트코인이 지난 1월 1만6900달러 수준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들어 약 65% 이상 오른 셈이다.

이와 같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우선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은행발 리스크다.

실제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등이 연이어 무너졌던 지난 10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은행 주식은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날 비트코인 가격은 잠깐 주춤한 이후 빠르게 회복하며 지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전통 은행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과 유럽 크레디트스위스 등의 잇단 파산으로 전통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비트코인이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갤럭시 디지털 연구 책임자인 알렉스 손(Alex Thorn)은 최근 메모를 통해 “미국의 운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의 강세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트코인은 은행 시스템과 통화정책에 대한 반발에서 시작됐다”며 “오늘날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가상자산 생태계 안팎에서 (전통금융이) 제공하는 안전성에서 도망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올해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 [사진=코인마켓캡 홈페이지 갈무리]

연준이 금리인상 기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이 은행 파산 사태를 의식해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인상 대신 금리동결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의 3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38%이다.

블룸버그통신도 “은행 부문의 혼란,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데이터, 비둘기파적 연준에 대한 기대로 인해 비트코인은 약 9개월만에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비트코인이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으로 2만8000달러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해 연초 수준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도 비트코인의 주요 지지선으로 2만6000달러대를 꼽았던 만큼, 향후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유명 가상자산 차트 분석가인 마이클 반 데 포프은 트위터를 통해 “2만6800달러 이상을 계속해서 유지한다면 비트코인 가격은 2만89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른 차트 분석가인 렉트 캐피탈도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