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3남매 2조원대 실탄 확보
작년 9월부터 이어진 그룹 재편 작업 박차

[트루스토리] 안정현 기자 = 삼성SDS가 8일 연내 상장 추진을 결정하면서 향후 삼성그룹의 사업재편과 경영권 승계작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SDS가 상장하게 될 경우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3남매가 2조원대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즉, 향후 이 자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삼성의 경영권 승계 방향과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이번 상장은 삼성SDS가 국내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ICT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국내 공공시장과 대외 금융IT시장 철수를 선언한 이후, 해외물류 IT, 모바일 등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삼성SDS가 속해 있는 ICT서비스 시장은 국내 공공시장 참여 제한으로 국내 성장이 위협받고 있는 시점에서,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등 신기술 출현, IBM, 액센츄어와 같은 기존 글로벌 사업자의 영향력 강화 등을 고려하면 과감한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다라 삼성SDS는 글로벌 사업구조로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신성장 영역에서 글로벌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고, 최첨단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하며, 국내외 M&A 및 사업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페이스북 및 트위터, 중국의 웨이보 등 IT 기업들도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확보 및 자본조달의 유연성 확보 차원에서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향후 삼성SDS는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자본 확충, 글로벌 사업 제휴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장을 통해 이러한 체질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장 이후 삼성SDS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설치 등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적극적인 IR 활동으로 대외 신인도를 높일 계획이다.

전동수 사장은 “삼성SDS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서비스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한다. 특히 클라우드, 빅데이터, IoT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통신, 헬스케어, 리테일 및 호스피탈리티 등 분야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SDS는 5월 중 대표주관회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일정과 공모방식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이처럼 갑작스럽게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성장을 위해 글로벌 시장확대가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선 기업공개를 통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구도를 위한 사전작업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말 삼성SDS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22.58%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다. 이와 함께 삼성물산과 삼성전기도 각각 17.08%, 7.88%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는 11.25%(870만 4312주)의 지분을 갖고 있는 이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과 함께 부진·서현 자매도 각각 3.90%(301만 8859주)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삼성SDS의 주가(15만원)를 기준으로 한 이 부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1조 3056억원에 이른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보유주식 가치도 각각 4528억원에 이르는 등 세 사람의 보유주식 가치는 2조원을 넘어선다.

향후 상장과정에서 정해질 공모가격과 상장 이후의 주가 흐름에 따라 이 부회장 3남매의 보유주식 가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으로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가치가 높아지면 경영 승계 작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며 “사업 경쟁력 강화의 이면엔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구도를 위한 포석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조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해 그룹 안팎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쏠리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이 부회장 남매들이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삼성석유화학 등 비상장 회사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필수과정인 상속재원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를 계열사로 둔 삼성전자를 제외한 삼성그룹 오너 및 계열사 입장에서 상장을 통해 확보된 자금은 사업군별 통합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이번 발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눈앞에 다가왔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