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기영 기자 =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 기업 경영의 핵심 의무이자 버팀목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적 책임(Customer Social Responsibility)’으로 진화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

일회성 기부를 벗어나 임직원 재능기부 및 봉사, 소외계층과의 자매결연 등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CSR을 실천해온 기업들이 한 발 더 나아가 고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는 것.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은 지난 5월 고객 봉사단 ‘하림 피오봉사단 가족’ 1기를 모집했다. 하림 피오봉사단 가족은 하림 임직원들과 함께 동물 보호와 생태계를 보존하는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3개월씩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20가족의 소비자들이 생태교육 프로그램 참여와 환경 정화 작용을 하는 EM 흙공을 만들어 오염된 하천에 투척하는 활동을 진행했다. 또한 오는 28일에는 토종 동식물을 보호하자는 취지 아래, 광나루 한강공원을 찾아 토종 치어 방류 및 외래 유해식물 제거 작업을 펼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전국 20개 점포에서 20세 이상 롯데마트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행복드림 고객봉사단’을 지난 달 29일부터 상시 모집하고 있다. 이번에 모집하는 행복드림 고객봉사단은 기존 롯데마트 임직원들로 구성된 행복드림 봉사단의 참여 대상을 일반 고객으로까지 확대한 기업-고객 합동 봉사단이다.

행복드림 고객 봉사단은 아동 복지 시설, 지자체와 연계한 소외이웃, 전통시장 영세 상인 지원 등 나눔이 필요한 다양한 곳에서 계절과 시즌에 맞춘 체계적인 나눔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고객 봉사단에 신청한 고객이 봉사단 나눔 활동에 직접 참여할 때마다 1회 1만원씩 적립해 아동 복지 시설의 꿈나무 및 지역 사회 소외계층에게 지원하며, 하반기에는 전점으로 고객 봉사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최근 고객들이 모금한 사랑의 동전 5200여만 원을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번 기부액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 9개월 동안 일선 점포 3800여 점과 세븐일레븐 본사에서 모금한 것이다. 세븐일레븐 고객들이 모금한 이번 기부액은 유니세프를 통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세계 각국 아동들을 돕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고객들이 기부한 카드 포인트를 모아 설립한 어린이 도서관을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에 개관했다. 이 도서관은 서울 마포구의 한 아동센터 안에 설치된 것으로, 고객들이 기부한 카드 포인트 1500만원으로 만들어졌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2월부터 자체 기부사이트인 ‘아름인’을 통해, 자칫 사용하지 않거나 버리기 쉬운 신용카드 포인트를 고객들에게 기부 받았다. 신한카드는 이들 고객의 이름을 도서관 책장에 작게 새겨 소액 기부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신한카드는 대학생들로 주축이 된 ‘북 멘토 봉사단’을 도서관에 파견해 지역 어린이들의 독서 지도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고객과 함께 하는 CSR 활동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면서 고객 신뢰도 및 충성도를 높이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 일석삼조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고객경험관리이론의 창시자이자 체험마케팅의 권위자로 통하는 번트 H 슈미트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CSR도 체험 마케팅의 굉장한 기회”라고 말했다. 고객이 기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체험하고 감동을 느끼면 기업과 제품에 대한 충성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

슈미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CSR이 기업경영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기업들은 체험적 CSR 활동으로 체험 마케팅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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