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피 말리는 대혈전 예상

[트루스토리] 최봉석 기자 = 지난 23일 저녁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직을 전격 사퇴함에 따라 18대 대선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양자의 대결로 치러지게 되었다.

문재인 후보는 25일 우원식 총무본부장을 대리인으로 하여 대통령 후보등록을 마치고 곧이어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야권단일후보의 막중한 책임, 정권교체의 역사적 책임이 제게 주어졌습니다. 무거운 소명의식으로, 그 책임을 감당하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라고 단일 후보로서의 첫 목소리를 냈다.
 
그는 또 안철수 후보의 큰 결단에 대해 “고마움과 함께 커다란 미안함이 있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그의 ‘진심과 눈물’이 자신에게도 ‘무거운 책임’이 되었다고 말하고, “저의 몫일 수도 있었을 그 눈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후보는 ‘국민연대’를 통한 안철수 전 후보 세력과의 연합, ‘미래 대 과거’ 구도를 통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정면 대결을 대선 승리 구상의 두 축으로 제시했다. 이어 문 후보는 안 전 후보 지지층과의 선거 연대의 틀로 새정치 공동선언에서 합의했던 ‘국민연대’를 다시 제시했다.

 
한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측은 ‘준비된 여성 대통령 대 실패한 친노 정권의 공동책임자’ ‘안정되고 책임 있는 변화 대 불안하고 무책임한 변화’를 이번 선거의 기본 프레임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모든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한다”면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직’을 ‘대통령직’으로 잘못 말하는 웃지 못 할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렇게 막이 오른 이번 대선은 몇 가지 선명한 전선을 형성하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즉 ▲정권교체 대 정권 연장 ▲새정치 대 낡은 정치 ▲평화번영 대 수구냉전 ▲진짜복지와 진짜경제민주화 대 가짜복지와 가짜경제민주화를 두고 팽팽한 전선을 형성하며 열띤 공방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민주통합당 진성준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선은 이 나라의 미래를 누가 개척할 것이냐를 두고 벌이는 한판 승부”라고 규정짓고 “박근혜 후보의 역사 인식이 5.16 군사 쿠데타와 유신시대에 머물러 있어 만일 그가 집권한다면 그것은 과거로의 회귀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광온 대변인은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국민은 문재인을 뽑으면 나의 삶이 바뀌고 세상이 바뀌겠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 주장하고 “문재인 후보야말로 대통령을 가장 잘 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이번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은 27일부터 시작됐다. 양자구도 확정 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 초방빅의 승부를 벌이는 양상이 지속되고 있어 남은 기간 대권고지를 향한 두 후보의 피 말리는 대혈전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안철수 전 후보가 대선 무대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그를 지지했던 중도표가 박빙 판세에서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은 안철수 지지층의 ‘온전한 흡수’에, 새누리당은 안철수 지지층 중 ‘중도 이탈표’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 측은 안철수 캠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공동선대위 구성을 조심스레 타진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위협적인 단일화 바람 차단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판세를 뒤흔들 다음 변수로는 PK(부산ㆍ경남) 표심으로 전망된다. PK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의 ‘텃밭’이었지만 문 후보가 부산 출신인데다 사퇴한 안철수 후보 역시 부산 출신으로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하면 40%를 상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산의 바닥 정서가 새누리당의 실정에 염증을 느끼고 있어 PK지역 표심이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리라는 전망이다. 참고로 지난 2002년 17대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 득표율은 29%였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치권 일각에선 박-문 두 후보의 접전 양상 속에서 군소후보가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들 군소후보의 득표율이 대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퇴한 가운데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 무소속 강지원 두 후보가 후보등록을 마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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