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변호사 문현진의 여행학개론4..떠나는 그대, 여행자 보험은 가입하셨나요?

[트루스토리] 요즘 우리 사회는 안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언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시설의 안전 혹은 안전의식에 관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안전은 더 중요하다. 특히 해외여행의 경우 자신이 익숙하지 않은 곳으로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더욱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중요성에 비해 실질적인 안전에 대한 관심은 낮은 편이다.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해외에 사는 교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대부분의 사람은 ‘우리나라만큼 치안이 잘 되어 있는 곳이 없더라’고 전한다. 이 말 또한 맞다. 스페인과 비교해서도 우리나라의 치안 수준은 높다고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페인이 무섭고 위험한 곳이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실제 IMF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의 GDP는 약 1조 3556억달러(세계 13위)로 대한민국 1조 1975억달러(세계 15위)보다 높은 것을 알 수 있다(2013년도 기준). 13년을 스페인에서 살아본 바에 의하면 치안에 있어서 한국과 그리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를 가든 안전은 결국 온전히 자기 자신의 몫이고 책임이다. 내 자신은 내가 지켜야 하는 것이다.

보험 왕국, 내 자신은 내가 지켜야!

우리나라는 보험 왕국이다. 대부분의 국민이 생명보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며, 자동차를 살 때도 보험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홈쇼핑에서도, 대형마트에서도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세상인데 비해 여행자보험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낮다. 보험개발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2년도의 해외여행객은 1374만 명인데 비해 여행자보험 가입건수는 123만 8000 건으로 가입률이 채 10%도 되지 않았다. 물론 여행자보험 가입이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혹시라도 모를 사고를 대비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해외여행 중에 사고로 인해 보험대상자(여행자)가 피해를 입거나, 해외의료기관에서 의사의 치료를 받는 등의 경우 보험회사가 계약 한도 내에서 보상금을 계약자에게 지급한다. 물론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약관을 잘 읽어보고 보험회사가 보상하는 사항과 보상하지 않는 사항을 숙지하는 것은 필수다.

스페인 현지문화, 건강하고 안전하게 즐기기

최근 프랑스에서 한국인 여성 관광객이 친절을 수단으로 사용한 현지인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이 같은 사건은 비단 프랑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음료에 약을 탄 뒤 여성에게 권하는 수법으로 생각보다 많은 성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은 마약물질의 재배, 공급, 유통, 매매 등이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마약의 자가소비는 형사적 처벌대상에서 제외된다. 다시 말해 자신을 위해서 마약을 소지하다 투약할 경우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바(Bar)나 클럽에서 누군가 공짜로 술을 권한다면 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스페인 국민은 다른 유럽국민보다 더 친절하다고 소문이 나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를 계속 쳐다보거나 따라온다면 한 번쯤은 의심해보아야 한다. 귀여운 꼬마들도 소매치기로 돌변할 수 있고, 친절해 보이던 학생이 인종차별주의자일 수도 있다. 특정 지역에는 큰 가방을 소지한 1인 여행자가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스페인에는 아직까지 한국처럼 거리 곳곳에 CCTV가 설치된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혹시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소리를 지르거나 적극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언제나 증인이 있는 것이 피해자에게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버스터미널, 기차역 특히 지하철역에는 되도록이면 늦은 저녁시간에 혼자 가지 않는 것이 낫다. 또한 현지에서의 안전을 위해서 자유나침반의 전문 스페인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다.

이 같은 내용은 피해를 줄이고자 위험한 사례들을 종합한 것이지만 사실 스페인 국가경찰은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일부 지역에는 범죄 피해를 입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특별 사무소도 운영하고 있다(SATE=Oficinas del Servicio de Antencion al Turista Extranjero). 현재 마드리드, 말라가(시내), 마르베야, 세비야, 베니돔 등에 설립되어 있으며, 일부 사무소는 1년 365일 24시간 방문이 가능하다. 범죄피해, 혹은 사고 발생 시 여행자가 모든 것을 직접 대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주스페인 대한민국 대사관(91-353-2000 / 근무시간 외 긴급연락처 648-924-695)에 문의할 수도 있다. 물론, 대사관의 도움을 요청하거나 받았을 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최소한의 매너겠지만.

문현진 스페인 변호사 = 주 스페인 대한민국 대사관 근무 / ㈜자유나침반여행사 자문 변호사 (유럽 지사 및 관광객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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