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KBS 드라마 <각시탈> 활영 중 교통사고로 숨진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 님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업재해로 인정받았다.

보조출연자가 법적 소송없이 산재로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유가족이 산재를 신청한지 4개월여만의 결정이다.

2008년 서울행정법원이 보조출연자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판결한 바 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노동부의 1994년 유권해석을 적용해 보조출연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공단의 결정은 보조출연자 등 문화예술산업 내 엄연히 존재하지만 제대로 존중되지 않았던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초석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목할 점은 사고 직후 KBS와 제작사, 기획사 등은 용역의 용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핑계 삼아 직접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으려했다는 점이다.

그나마 유족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버스회사의 사망보험금으로 마무리하려 했다니, '보조출연자는 인간이 아니라 소품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고 박희석 님의 사고 후속조치는 한류 등 화려한 한국 드라마 산업의 어두운 진실인 하청노동자로서 보조출연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다.

방송사가 지급하는 출연료 중 기획사에게 야간수당에 식대와 교통비까지 뜯기는 보조출연자의 현실 앞에서, 방송사와 제작사 등 원청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노동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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