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기영 기자 = 한국과 아세안의 공동 경제현안을 논의하고 상호협력을 다짐하기 위한 ‘한-아세안 CEO 서밋’이 한국과 아세안 기업인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1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한·아세안 주요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기는 2009년 제주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 이후 5년 만이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과 아세안의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떼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모하마드 나집 말레이시아 총리 등 아세안의 각국 정상들도 대거 참석해 기업인들을 격려했다.

‘한-아세안의 새로운 도약, 혁신과 역동성’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측에서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송치호 LG상사 대표이사 등 350여명이, 아세안측에서는 토니 페르난데즈 에어아시아그룹 회장, 황 꾸억 부응 베트남전력공사 회장, 부이 응옥 바오 페트로리멕스 회장, 수판 몽콜수트리 태국산업연합회 회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3개 세션으로 진행된 이날 CEO 서밋에서 폴 로머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세계경제 전망과 아시아의 역할을,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가 한국혁신기업의 교훈을, 토니 페르난데즈 에어아시아그룹 CEO가 아세안의 역동성과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혁신기업의 성공사례와 교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종화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소장, 우 윈 아웅 미얀마상의 회장, 오뎃 사우바나봉 라오스 상의 부회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장, 최원식 맥킨지앤드컴퍼니 서울사무소 대표와 문재도 산업부2차관, 부 띠엔 록 베트남상의 회장, 끗 멩 캄보디아상의 회장, 정해문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오세영 코라오그룹 회장, 신완선 성균관대학교 교수, 아이사라 봉구솔킷 태국 상의 회장 등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아세안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에도 매년 5~7%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세계경제에서 이미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과 아세안 경제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협력방안을 찾는 것은 아시아는 물론이고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는 세계경제에 핵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장이론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폴 로머 뉴욕대 교수는 “현대경제에서 경제적 가치가 가장 많이 생성되는 곳이 도시”라며 “성장을 위해서는 효율적 도시개발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폴 로머 교수는 먼저 세계경제에 대해 “세계경제는 잠재성장률에 비해 실제 성장률이 낮게 전망되고 있다”며 “유럽의 수출수요는 러시아와의 갈등 및 유가하락 등으로 인해 떨어질 것이고, 개발도상국은 미국 테이퍼링 등의 영향으로 확대통화 등의 정책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며, 중국은 인프라개발과 도시화 정책 등으로 지속적인 확대정책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다.

폴 로머 교수는 또 “개발도상국은 경제구조 개혁을 통해 도시화를 가속시켜야 선진국을 ‘캐치업’하는 성장이 가능하다”며 “정부 정책도 산업화가 아닌 도시화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거주민의 증가 추세는 신흥국에게 도전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성공적 도시개발은 정부 주도하에 이루어져야 하고, 특히 신흥국 정부는 한정적인 자원을 감안해 우선 순위에 따라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도시화 성공을 위해서는 도로, 전력·통신망 등의 인프라시설 설계와 보급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이사는 네이버의 혁신사례를 소개하며 자유경쟁을 통한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헌 대표는 “한국에서 혁신적인 IT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은 정부의 ICT전략과 벤처기업 붐, 잘 정비된 인터넷 사용 환경 때문”이라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창조경제 역시 이러한 상황 속에서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CNN이 한국이 세계에서 제일 잘하는 10가지로 꼽은 것 중 ‘소개팅문화’와 ‘여성 골퍼’가 있는데, 이런 문화가 IT기술과 결합돼 소개팅 모바일 앱과 스크린골프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냈다”며 “CNN리스트에 있는 ‘회식문화’ 역시 글로벌가수 싸이의 성공과도 맞닿아 있는 등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혁신적 서비스는 지역 고유의 환경에서 나오는 필요성이 기술역량과 결합해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지닐 때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정부는 최적의 규제 환경 조성, 인프라 확충 및 인재 양성에 힘쓰는 한편 벤처기업·대기업 간, 국내기업·외국기업 간 공정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심판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민간에서는 자유로운 경쟁을 통해 끊임없이 혁신을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니 페르난데즈 에어아시아그룹 회장은 자사의 성장 요인을 ‘혁신적 인사제도와 신규노선 개발’ 등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에서 찾았다.

토니 회장은 “2001년 2대의 비행기로 시작해 2013년 현재 150대의 비행기를 보유, 탑승객 기준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항공사로 성장했다”며 성장비결로 ‘파격적 인사제도’, ‘적극적 브랜드마케팅’, ‘IT기술 활용’, ‘혁신적 노선 개발’, ‘소비자 편의 위한 원스톱서비스 시행’을 꼽았다.

토니 회장은 먼저 “활주로 요원을 IT팀장으로, 콜센터직원을 파일럿으로 전환배치하는 등 통상적인 인사제도를 답습하지 않고 직원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열린 인사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며 “아시아지역 항공사 중 여성파일럿의 비율이 높다는 점도 혁신적 인사의 단면”이라고 설명했다.

토니 회장은 또 “에어아시아 홈페이지의 월평균 방문객 수가 전세계 200여개국 6천5백만 명에 달하고, 페이스북 팬도 560만 명에 이르는 등 온라인과 모바일로 고객과 적극 소통하고 있다”며 “승객들 스스로 쉽게 부착할 수 있는 수하물표를 개발해 고객대기시간을 줄이거나 간편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를 운용하는 등 IT기술을 활용해 고객서비스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토니 회장은 “스포츠팀 스폰서 계약을 통한 브랜드 마케팅, 기존에 없던 신규노선 개발, 여행사·엔터테인먼트사 등과의 협력을 통한 원스톱서비스 제공 등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으로 회사를 알리고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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