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탈퇴 움직임이 주는 교훈

▲ 사진제공 = 위메프
[트루스토리] 김도연 기자 = 위메프 탈퇴 움직임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위메프 측이 보여준 사과와 수습에 ‘진정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위메프 역시 2014년을 뒤흔들었던 ‘갑의 횡포’를 아주 비겁하게 부리고 있다는 집단적 분노이자 반발이다.

원래 계약의 당사자를 말하는 갑을관계는 ‘대등해야’ 옳다. 그게 진리다. 채용은 ‘양측의 이익’ 증대를 위해 이뤄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악용한다면 이는 사기이자 범죄다. 문제는 이런 행각이 현실의 갑을관계에서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메프 탈퇴가 봇물을 이루는 이유는 회사 측이 약자인 신입사원들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기 때문으로 보인다. 언제부터 위메프가 ‘가진 자’였고 신입사원이 ‘없는 자’ 였을까. 또 언제부터 위메프가 ‘누리는 자’였고 신입사원이 ‘고통을 받는 자’였을까.

더 큰 문제는 이런 기괴한 구조가 ‘그들에겐’ 상식적 관계로 남발됐다는 점이다. 위메프는 사과했지만 이에 따른 ‘폭로’는 이어지고 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늘 이런 식으로 채용하고 해고했다는 주장이다. 위메프는 달을 가리켰지만 많은 사람들이 손을 본다면 그것은 저희가 말을 잘못 전한 게 맞다며 정확하게 소통하지 못한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여기서 말하는 ‘많은 사람들’은 소비자들와 대중이다. 자신들은 ‘똑바로’ 말을 했는데 무식한 대중이 잘 이해를 못하고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착오는 자신들의 책임이니 사과한다는 것이다.

이게 무슨 논리인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사과’를 한다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것과 도대체 뭐가 다른가.

물론 경기가 어렵기 때문에 ‘직원 채용’을 신중하게 할 수는 있다. 좋은 자격을 지닌 구직자를 뽑는 게 회사 측의 역할과 의무라면 모두 신입사원으로 혹은 인턴으로 채용을 했지만 해고할 수도 있다. 이건 전적으로 회사의 마음이다. 구직자는 ‘회사 측의 판단’에 적합하지 못하면 한 배를 탈 수 없다. 이건 갑질이 아니다. 회사가 망하게 생겼는데 그래서 이윤을 창출할 수 없는데 ‘덩치만’ 무턱대고 키울 수는 없다.

하지만 위메프는 그런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위메프는 직원 1400명과 고객센터 사우 1000명을 포함하면 2400명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만든 이제 5년된 청년벤처 기업이다. 말 그대로 잘나가는 기업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젊음’이 있다.

젊다는 것은 엄격한 수직적 문화와 관행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행동이 노쇠한 ‘재벌’ 대기업들의 막가파식 해고보다 더 심한 행동을 했다면 이를 너그럽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메프 탈퇴는 ‘성난 여론’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일 뿐이다. 그들이 보여준 게 대한항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판단에서 시작되는 소비자들이 저항이다. 온라인에 올라온 글을 요약하면 ‘위메프는 원래 그래요’ 정도로 압축된다. 위메프는 진정한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전문인력을 선발하고자 했던 게 자신들의 의도라고 했지만, 2011년에도 2012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는 증언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는 납득이 안될 정도로 충격적이다.

위메프가 어느 순간부터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인력을 손쉽게 채용하고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식으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고 위메프라는 기업이 마치 정치권력처럼 ‘갑질’에 충실했다는 것 정도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 여러 정황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신입사원이 소모품인가. 회사는 일단 채용을 했다면 스스로 나가지 않는 이상 ‘못난 직원’도 잘되게 ‘키워야’하는 역할과 의무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위메프의 행동은 마치 신분제 사회의 그 것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처방은 단순하다. 불매운동을 하면 된다. 소비자가 나서고 언론도 그 일을 해주어야 한다. 노동력은 신성한 것이다. 헌신짝처럼 내팽개칠 쓸모없는 가치가 아니라는 얘기다. 위메프는 스스로 ‘잘해서’ 갑의 위치에 서게 됐는지 아니면 소비자들의 힘으로 ‘갑’이 됐는지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14 한국의 경영대상’ 행복한 일터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의 가치를 모두가 공유하고 전 임직원이 생각을 나누는 소통의 대명사가 됐다는 게 이유였다. 묻고 싶다. 위메프의 소통 방식은 진정 이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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