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조정현 기자 =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을 결코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고귀하신 42살의 따님이 차디찬 감방에서 옥살이를 하고 있는데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판단되는 박창진 사무장을 편안하게 업무에 복귀시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괴롭히고 학대하고 그래서 스스로 회사를 나가도록 유도하고 싶을 것이다.

엄연한 노동학대다. 잠도 안재우고 비행을 시키는 것도 그렇고, 사죄 분위기에서 잘못이 없다는 방향으로 진술을 틀었고, 세월호 참사도 대중의 관심을 떠나는 것처럼, 냄비근성의 대한민국 국민이 더 이상 땅콩항공에 대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고 그들은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살인적 스케줄로 박창진 사무장이 끝내 쓰러졌다. 감옥에서 한겨울을 보내고 있는 사람에게 박창진은 원망과 증오의 대상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그렇다. 사과의 마음은 없고 오직 박창진 너 한 사람 때문에 일이 이렇게 얽히고 설켜버렸다는 게 조현아가 법정에서 드러낸 마인드다. 또 한 번의 매질을 가하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한항공이 하는 행동을 보면 새록새록 분노만 치민다. 대한항공 전현직 승무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평소에도 욕설과 막말을 달고 살았다. 그게 그녀의 품성이다. 외견상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우아하게 꾸며진 이미지는 연기자의 그것과 진배없다.

마인드가 그러하다보니 박창진 사무장을 관대하게 소속사의 품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이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여러차례 눈물을 내비쳤지만 수치심과 모멸감의 눈물일 뿐, 국민에 대한, 박창진 사무장에 대한 사과는 결코 아니다. 조현아는 지난해 12월 12일 국토교통부 1차 조사를 받은 직후 여모 상무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뭘 잘못했느냐. 사무장이 잘못했으니 오히려 나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러한 허섭스레기 수준의 마인드가 재판을 통해서 과연 바뀔 수 있을까. 상식 적으로 접근해보자. 박창진 사무장이 도대체 뭘 그녀에게 잘못한 것일까. 지나가던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박창진 사무장이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신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신분이 미천한 주제에 감히 여왕님에게 대들었느냐? 이 정도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대한항공 아니 한진항공이 무슨 계급집단인가? 계급사회가 그렇게 좋으면 철저한 계급사회인 인도에서 항공사를 운영할 것이지 왜 대한민국에 이딴 쇼를 하고 있는 것일까. 조현아는 "상관없어. 네가 나한테 대들어. 얻다 대고 말대꾸야"라고 말했다. 공소장에 나온 얘기다. 그래서 국민은 박창진 사무장을 복귀시켜놓고 직간접적으로 괴롭히는 대한항공 측에 이렇게 묻는다. "얻다 대고 박창진 사무장에게 학대질이야."

그녀가 살아온 인생을 정치공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조현아는 결코 감옥에서 참회의 시간을 가질 이유가 없다. 빨리 집행유예로 풀려나길 오매불망(寤寐不忘)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풀려난 뒤) 실질적 경영주로 있는 상황에서 박창진 사무장이 편하게 근무한다? 이건 애시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보이지 않는 복수극만 펼쳐질 뿐이다. 그게 대한항공식의 '기업 정의'일 뿐이다.

그리고 그런 대한항공을 나무라는 국민은 그들에겐 '미개한 존재'일 뿐이다. 방법은 하나다. 박창진 사무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을'이 연대해서 '갑'을 응징해야 한다. 그게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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