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신곡,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의 엉덩이만 나오네’
박진영 신곡, 빵빵한 엉덩이를 바라보는 박진영의 시선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트루스토리] 최성미 기자 = 박진영 신곡은 역시나 예상대로 박진영스럽다. 박진영 신곡은 한국 대중음악이 얼마나 ‘성적으로’ 아슬아슬해지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오랜만에 팬들 앞에 나타난 한국 대중음악의 선두주자(?)가 이 정도로 가사를 통해, 그리고 영상을 통해 ‘엉덩이 타령’을 하고 있다면, 그래서 이런 음악이 향후 음반업계의 주류라고 한다면, 고만고만한 걸그룹들이 나와 엉덩이를 카메라에 대고 흔들어대는 현상을 그 누구도 비판해선 안될 것 같다.

내가 하면 로멘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엉덩이 흔들어대는 걸그룹들은 모두 이제부터 주류다. 남자들의 욕망의 종착역으로 불리던 엉덩이는 과거 천박하고 미천한 의미였지만 이제는 바뀐 시대의 흐름을 틈타 한국 대중음악 속에서 어느 순간부터 ‘메인’으로 자리잡고 또한 뜨거운 소재가 됐으며 노래를 뜨게 하는 핵심적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엉덩이가 여러 번 모니터를 통해 나와 줘야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도 하고, 무명의 신인도 톱스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어려움이란 없다. 이를 악물고 엉덩이 한번 보여주면 그걸로 끝. 빈약하고 삐쩍 마른 몸매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누가 뭐래도 육덕이다. 날씬한 몸에 가슴과 엉덩이만 풍만한 글래머라는 카테고리가 주류가 됐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육감적인 몸매를 가진 여성을 향해 너희 어머님이 도대체 누구인지 물어보는 이런 노래도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몸매 비결이 뭐니’보다는 ‘어머님이 누구시니’라고 물어보는게 더욱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노래는 해외에선 오래된 풍토다. 아마 제작진들은 그런데서 힌트와 아이디어를 얻는 것 같다. 선진국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뭐야? 라는 심리전 속에서 ‘엉덩이 애찬론’은 노래로 멋지게 둔갑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한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분 먹혀 들어간다. 외국 뮤직비디오를 보면 우리보다 더 민망하다. 유튜브에 올라온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가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엉덩이 타령이고, 뮤직비디오는 성기만 노출되지 않았을 뿐 거의 포르노 수준이다.

그렇게 시대는 혁명적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공중파에 나올 수 있는 가치인지 아닌지를 잣대로 들이대고 있지만, 그러한 초딩적 발상에 사람들은 인정하고 수긍하지 않는다. 여성들의 육감적 엉덩이 정도는 화면을 당당히 지배하더라도 ‘놀라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그런 사회가 돼 버린 것이다. 방송이 그렇고 노래가 그렇고 예능이 그렇고 영화가 그렇다.

섹시한 여성들의 엉덩이는 야한 잡지나 음란 만화 속에서만 봐야 하는 시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남자들끼리 모여 ‘치마 속’ 혹은 ‘바지 속’ 엉덩이에 대해 속닥거리는 것도 이젠 유치한 일이 됐다. 뭐가 쪽팔리나. 당당하다면 무대 위에 올라 마음껏 엉덩이를 흔들어대면 된다. “나는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여자랍니다”라고 자랑하면 된다. 오히려 그렇지 못한 신체구조를 갖고 태어난 여성들이 오히려 ‘빵빵한 엉덩이’를 소유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애를 쓸 수밖에 없다.

엉덩이 노출을 여전히 ‘19금 퍼포먼스’로 보는 건 이제 시대착오적 발상인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내로라 하는 여가수들은 이미 엉덩이 노출을 통해 자신의 미를 강조한 상태다. 박진영 신곡은 그런 측면에서 접근하자면 전혀 감각적이지 않고 놀랍지도 않다. 물론 진정성도 찾을 수 없다. 그저 일종의 시대적 흐름에 그도 역시 신명 나게 ‘엉덩이 타령’을 하며 즐기고만 있을 뿐이다. 뛰어난 음반 제작업자가 여성의 성적인 아름다움을 뮤비에서 폭발시키지도 못하고 여성의 엉덩이를 존경의 대상으로 만들지도 못했다. 뭐가 문제일까. 이는 거부반응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현실에서 만약 박진영처럼 행동을 하면 어떻게 될까. 넌 허리가 몇이니? 힙은? 여성이 처음 만난 남성의 이 같은 질문에 당당 답변을 해주는 건 아마 뮤비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 아닐까. ‘허리는 너무 가는데 힙이 너무 커, 앞에서 바라보면 착한데 뒤에서 바라보면 미치겠어’ 가사도 참 유치하다. 뮤비를 보는 내내 이런 가사를 현실에서 그대로 적용된다면 성추행으로 당장 고소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드는 건 필자 뿐일까.

박진영이라는 음반제작업자가 여러 섹시한 여성들의 반복적인 엉덩이 노출 통해 음악 소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도대체 뭔지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저 신인 데뷔무대 정도로 규정하면 고생(?)해서 음악을 만든 JYP 측에게 너무 무례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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