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손석희 그리고 박원순. 이 두 사람은 지금 박근혜정부로부터 ‘무슨 일’을 당하고 있는 것일까.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갑자기 생각나는 이유는 뭘까.

기득권 세력들의 몸부림이 그야말로 기가 막히다. 털어서 먼지가 안 나자 ‘수작’을 부린다는 한 누리꾼의 표현이 여전히 뇌리를 스친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속도로 떨어지자 ‘꼼수’를 부리고 있다. 세월호의 악몽이 끝나기도 전에 메르스의 악몽이 한국사회를 덮치고 그들의 ‘무능력’이 만천하에 드러나자 메르스 잡기를 포기하고 손석희와 박원순을 잡고 있다.

이유는 한가지다. 그들의 눈에 손석희와 박원순이 ‘종북 좌파’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날마다 외치는 대한민국의 비정상에 손석희가 박원순이 속한 것이다. 특히 손석희 사장에 대한 권력의 ‘딴지’는 심각할 정도다.

과거 일본 유력 영자신문인 재팬타임스가 한국 정부의 언론탄압 수준에 대해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언론탄압 수준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시기, 워싱턴포스트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가 정권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보도를 하는 언론에 공격적인 탄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백번 양보하면, 권력자의 입장에선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사면초가로 위기에 내몰리자 ‘눈에 거슬리는 인간’을 처벌하는 것은 권력자의 입장에선 당연지사다. 그녀의 아버지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정권은 그런 일련의 흐름에 대해 ‘언론탄압이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리고 공중파3사가 스스로 한 일이라고 선을 긋는다. 자신들이 직접 지시하거나 간섭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언론계 출신 야권 한 핵심 인사는 “손석희 소환은 분명한 언론탄압”이라며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검찰들이 알아서 언론통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만약 손석희 사장이 박근혜정권의 낙하산이었다면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역으로 위험한 사고로 접근도 가능하다(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즉, 손석희 사장만 아웃을 시키면 공중파는 물론이고 종편에서 박근혜정부에 대한 치부를 모두 감출 수 있는 까닭에 JTBC가 이제 공중파 못지 않게 성장한 만큼 삼성도 손석희를 서서히 버리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소환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JTBC 편집권에 대해 전혀 관여할 생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공중파 3사의 시청률이 떨어질수록, JTBC에 대한 신뢰도가 지금 보다 더 높아질수록, 손석희 사장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분명한 것은 방송3사가 JTBC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고,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치 일병이 이등병을 갈구며 괴롭히듯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아마도 그들은 박근혜정부가 JTBC에 주는 정부광고도 아까울 것이다. 그들이 독차지하고 싶을테니까.

언론의 양심을 포기한 집단이 난데없이 ‘출구조사’를 운운하고 있다. 진실을 보도할 능력도 안되고, 정부를 비판할 자신감도 없으면서, 가끔씩 일베자료를 인용하더니, 급기야 진실보도를 추구하는 유일한 방송사에 대해 초등학생도 안하는 ‘딴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그들 스스로 결국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언론 역사의 진실을 모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하긴, 낙하산 사장이라면 모를 수도 있겠다. 우리 사회에 언론인 출신이 언론사 사장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이번 소환 사태에서 그 정답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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