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독감 주의, 정부대처 능력 메르스 때 이미 드러나, 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판단해야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홍콩독감 주의보가 내려졌다. 홍콩독감 주의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박근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사실상 전무한 까닭에 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생존을 위해’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에서 봤듯이, 컨트롤타워조차 없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고, 특히나 삼성서울병원에서 볼 수 있듯, 재앙이 활기치기 가장 좋은 대한민국에 홍콩독감 주의보까지 내려지면서 전문가들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 교수는 9일 대한민국 질병관리본부에서 ‘우리나라 독감 유행계절이 12월에서 4월이다. 그래서 지금은 유행하는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홍콩독감이 우리나라에서 유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건 상당히 주의해서 볼 대목”이라며 “오판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설대우 교수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 “우리나라가 위치하고 있는 북반구는 가을에서 이듬해 봄까지 유행을 하니까 유행기간이 지난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설 교수는 “그런데 2009년에 유행했던 우리가 잘 아는 신종플루라는 게 있죠? 이게 2009년 4월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병했다. 그러면서 두 달 후인 6월에 전 세계로 확산이 되면서 WHO가 판데믹(대유행)을 선언하게 된다”며 “우리나라도 그때 엄청나게 피해를 보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지금 우리나라가 7월이니까 홍콩독감이 유행하지 않을 거다? 우리나라도 4월에서 7월까지 신종플루가 유행했는데도 지금 정부당국이 너무 상황을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관리를 잘못하면 충분히 유행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설대우 교수는 이어 “메르스의 경우에는 전파력은 낮았다”며 “그런데 지금 홍콩독감의 경우에는 전파력만 따지고 보면 메르스의 수천배 이상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공기 중으로 전파가 되기 때문”이라며 “치사율은 메르스인 경우에 40% 정도 되지만 독감바이러스에 의한 건 통상 0.1~1% 정도가 돼요. 하지만 워낙 공기를 통해서 엄청나게 확산이 되다 보니까 감염된 사람이 많아서 사망환자도 사실 굉장히 많게 되는 것이다. 비록 0.1~1%밖에 치사율이 안 된다고 해도 사망은 굉장히 많이 생기는 질병이라고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는 매년 독감으로 한 50만명 정도가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우리나라도 1000명 이상은 매년 사망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홍콩독감이 우리나라에 상륙을 하게 될 경우와 관련해선, “우리나라는 상당히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왜냐하면 지금 메르스가 아직 종식이 안 된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홍콩독감이 우리나라에 유입이 된다고 하면 메르스 진정국면을 상당히 어렵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니까 홍콩독감에 감염이 됐는데도 메르스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면 홍콩독감 환자들이 병원을 찾게 되어서 공기로 전파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즉 병원에 홍콩독감을 퍼트릴 가능성이 있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그러다가 우리나라는 메르스와 홍콩독감이 혼재하게 되면서 상당히 진정국면 자체를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그래서 홍콩독감이 메르스와 상관없는 일본이나 중국에 오는 경우와, 우리나라에 오는 경우는 상황 자체가 상당히 다를 수가 있기 때문에 정부 당국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얘기 나오는 것을 보면 상당히 안이하다라는 생각이 좀 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우리나라에서는 만약에 홍콩독감에 감염이 되면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아, 이거 메르스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거예요. 메르스가 아직 종식이 안 됐기 때문에 메르스와 홍콩독감이 좀 헷갈려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좀 더 일이 커질 수가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홍콩독감 같은 경우에는 일단 감염이 되면 증상이 빨리 나타나니까 공항 같은 데서 검역을 철저히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콩독감은 어떤 분들이 더 좀 더 위험하느냐는 질문에 “기본적으로는 비슷하다. 증상도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기저질환이 있으면 면역이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비교적 이 바이러스에 감염이 잘 되겠다”며 “또 메르스와는 달리 보통 독감 바이러스들은 어린이, 유아 그리고 나이가 드신 고령자 분들에게 감염도 잘 시키고 합병증도 잘 유발시킬 수 있는 그런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메르스와는 양상이 좀 더 다르다”며 “훨씬 전파능력이 광범위하기 때문에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 되는 그런 바이러스이다. 다만 치료제와 백신이 있다고 하는 점에서는 메르스와 약간 다르다는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대우 교수는 “통상적으로는 유행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도 이미 지금 유행을 계속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홍콩과 한국 간에 일주일에 7만명 정도의 유입인구가 있고, 한 달이면 거의 30만명 정도가 오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유입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며 “기본적으로 백신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우리나라에 유입이 되면 메르스와 상당히 증상이 겹치면서 오인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메르스 국면을 어렵게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상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설대우 교수가 밝힌 홍콩독감이란 =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H3N2라고 하는 독감 바이러스이다. 사실 이 바이러스는 1968년에 최초로 홍콩에서 유행한 적이 다르다. 세계적으로 약 100만명 정도 사망자를 낸 잘 알려져 있는 바이러스이다. 호흡기를 통해서 감염이 되고 공기를 통해 확산이 되니까 확산속도도 상당히 빠르다. 현재 홍콩에서 정확히 치사율이 얼마인지는 확인이 안 되는 그런 상황이다. 기본적으로는 감기라고 볼 수 있다. 독감이니까 상당히 중증을 유발하는 그런 감기라고 볼 수 있다. 독감 진원지인 홍콩에서 올해에만 56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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