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마티즈 번호판 논란, 코미디 첩보영화 찍고 있나?

 
[트루스토리] 국정원 마티즈 번호판이 뒤바뀌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 경찰은 국정원 마티즈 번호판은 ‘몰래’ ‘의도적으로’ ‘진실을 감추기 위해’ 그 어떤 사람도 바꿔치기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자신들 또한 한 차례 관련 조사를 통해 발표할 경우 ‘조작 의혹’이 제기될까봐 무려 10여 차례 조사를 했다고 애써 강조했다. 이 정도로 했으니 ‘제발 믿어달라’ ‘국정원은 조작을 안했다’ ‘국정원은 절대 국민에게 거짓말을 안한다’는 논법을 강요하고 있다.

경찰의 주장대로라면, 국정원은 정말 국가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민 사찰에는 일절 관심이 없는, 그런 청렴하고 깨끗한 조직이다. 그런 조직의 말단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기서부터 이미 앞뒤가 맞지 않다.

국가와 그런 국가가 지배하는 공권력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수구보수 언론들이 일방적으로 ‘믿어라’고 강요하면 ‘무조건 믿어야 하는’ 노예적 삶은 군사독재정권 때나 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혹자의 표현대로 국민은 더 이상 미개하지 않다. 국민은 그들보다 똑똑하고 영리하다. 그들보다 더 한발 더 앞서 있는 권력이 바로 국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배계층은 우리 국민을 ‘70년~80년대’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여전히 ‘빨갱이 잡기’에 올인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카카오톡도 뒤지는 것이다. 온 국민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천번 만번을 봐도 번호판 색깔이 다르다고 확신한다. 경찰은 ‘정해진’ 결론을 내기 위해 조사를 했는지 몰라도, 일반 시민이 같은 경우를 대입해 조사하면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 나아가 경찰의 주장대로 ‘바꿔치기’를 안했더라도 폐차를 왜 했는지 답을 못하고 있다.

누리꾼과 국민,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연일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사건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한 목소리로 박근혜정권을 겨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말라”고 맹공을 퍼붓는 이유다. 그만큼 국정원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이 임명한 원세훈이라는 인물이 주도했던 국정원은 대선에 직접 개입하진 않았더라도 박근혜를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문재인을 떨어트리려고 심리전단 직원들을 동원해 인터넷 댓글과 트위터 활동을 했다는 점이다. 그런 국정원은 박근혜 정부에서만 대선개입 댓글 사건과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두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

국정원이 아무리 용을 쓰며 ‘우리는 깨끗해요’라고 외쳐도, 박근혜를 지지하는 콘크리트 지지층을 제외한 국민 대다수가 정권이 바뀌지 않는 이상 국정원의 발표를 불신할 수밖에 없는 밑그림을 그들 스스로 그려놓은 셈이다.

누군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하고 있는 국정원의 일련의 흐름을 ‘코미디 첩보영화’라고 비웃고 있다. 외국 영화사가 북한 김정은을 조롱하는 영화를 만들 듯, 언젠가는 한국 국정원을 조롱하는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국정원은 안철수 의원이 요구한 자료를 모두 공개해야 옳다. 그래야 국민은 국정원을 신뢰한다. 분명한 점은, 그걸 공개한다고 북한이 갑자기 대한민국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입으로만’ 애국하는 사람들 많아졌다. 그러나 마냥 북이랑 대립각을 세우는 게 안보는 아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여전히 ‘안보’가 새겨진 머리띠를 두르고 홍위병 노릇을 한단 말인가.

국정원 직원이 타고(?) 다녔다는 마티즈 차량의 번호판 문제가 해결됐다고 국정원에 대한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될 것이 분명하다. 그럴 때마다 허섭스레기 수준의 결과물을 내놓을 것인가. 이젠 지겹다.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