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김현경 문화부장 = 배용준은 마치 성역인 것 같다. 배용준을 건들어선 안될 것 같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듯한 분위기다. 너도 나도 배용준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마치 종교인들의 거룩한 합창을 보는 것 같다.

배용준이 결혼식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그의 A부터 Z까지가 ‘수색작전’을 펼치듯 언론들은 그의 일상사를 보도하고 있다. 그의 집이 어떻고, 그의 신혼여행이 어떻고.

아무리 오래 전, 한때나마 잘나갔던 연예인이고, 그 속에서 운이 좋게 한류열풍의 주역이 됐고, 그래서 욘사마라는 타이틀까지 얻었고, 이후 연예가의 재벌이 됐다고 하지만 ‘위화감’을 조성할 만큼 언론들의 ‘나서기’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누리꾼들이 “매스컴이 배용준에 대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을 정도다.

언론과 삼성이 ‘상부상조’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처럼, 연예매체와 배용준 소속사 간의 ‘끈끈한 우정’ 때문이라고 보면 오버적 관측일까. 너무나 그를 신앙적으로 ‘홍보해주는’ 기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물론 일부 언론의 경우 ‘최초 언론보도’에 따른 관심도와 이후 어뷰징 기사(같거나 비슷비슷한 기사 반복적 송출 행위)로 인한 ‘클릭 유발’ 효과 때문에 배용준 소속사와 아무런 연관 관계없이 그냥 ‘기계적으로’ 기사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의리’ 때문에 집중적으로 보도를 한다. 이러다 보니 ‘며칠째’ 도배가 된다.

포털에 접속하면 배용준 기사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조롱이 나오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조만간 그가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까지 기사화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온다.

배용준이 결혼한 이후, 또다시 그를 신격화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고, 그러한 분위기는 과거 욘사마 때처럼 시들지 않고 있다. 그가 한때 한국의 문화와 경제를 바꿨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를 매일같이 이슈화시키는 것은 다소 비판적이다.시대는 바뀌었다.

그를 능가하는 한류스타는 많다. 그와 그의 아내가 골프를 치는 것이 한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해당 골프장에 갑자기 한국사람과 일본사람들이 무더기로 찾아가 경제적 파급효과라도 불러 일으키게 된다는 이야기인가.

여전히 배용준의 이미지와 일본에서 신격화될 만큼 높은 위상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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