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나쁜 언론 명단이 공개됐다. 그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이 나쁜 언론에 속했다. 나쁜 언론은 쉽게 설명하면 ‘유사 언론’을 일컫는다.

부당한 행위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광고 이득을 취한 매체다. 즉, 대한민국 대다수 언론들이 비열한 방법으로 기업을 협박해 ‘돈을 갈취했다’는 게 광고주협회가 유사 언론에 대해 조사한 결과이고, 그들이 이를 발표한 이상, 그들의 설명이기도 하다.

한국 언론이 이미 정부와 권력과 자본의 힘에 의해 보도해야 할 사안들에 대해 눈을 감은 까닭에 ‘기레기’라는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한국의 언론시장이 황폐화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나쁜 언론’이라고 손가락질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부인할 수 없다. 본지도 부정하지 않는다. 한국 언론은 반성해야 하고 변화와 혁신을 꿈꿔야 한다. 다만 어떠한 기준과 논리로 나쁜 언론의 명단을 마음대로 선정하고 이를 공표하느냐는 것이다.

247개 기업에게 질문을 던졌다고 했다. 그리고 이 중에서 100개 기업이 답했으며, 이 가운데 87개 기업이 ‘나쁜 언론’을 지정했다. 말이 87개 기업이지, 네이버와 다음 등 양대 포털에 기사가 송출되는 언론사에 광고를 주는 ‘돈 좀 있는’ 거대 기업들의 홍보실 담당 직원들이 답했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주가 이 설문조사에 응해서 꼼꼼하게 나쁜 언론을 체크할 이유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문제는 서로 웃으며 광고를 집행할 때는 언제고, 뒤로는 ‘나쁜 언론’이라고 뒷담화를 쳤다는 점이다.

특히나 정통 시사지를 표방하는 트루스토리는 창간 이후 중소기업을 포함해 그 어떤 기업으로부터 협찬 형식으로든 단 1원의 광고를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특히나 “광고를 달라”고 그 어떤 기업 홍보실에 애걸복걸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쁜 언론’에 속함에 따라 ‘비판적 기사’를 보도한 매체까지 무더기로 나쁜 언론에 포함시키는 일종의 권력의 횡포를 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이런 황당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곳은 대기업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한국광고주협회(회장 이정치)다. 이들은 ‘반론닷컴’이라는 자체 뉴스 사이트를 제작해, 메트로와 같은 매체와 소송전을 불사하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일종의 길들이기로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면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들의 ‘투쟁’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주요 언론들도 나쁜 언론에 포함시켰다. 여기까진 전술이다 보니 이해하고 넘어가려 한다.

또한 설문조사 과정에서 어떠한 질문을 던졌는지, 즉, 어떤 잣대를 적용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대기업 홍보실에선 자신들이 근무하는 회사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가하는 매체를, 애사심 측면에서 홧김에 ‘나쁜 언론’이라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앞서 한국광고주협회는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대기업 홍보담당자를 대상으로 ‘유사언론 실태조사’를 벌이고, 그 결과를 지난 달 1일 발표했다. 광고주협회는 유사언론으로 지목된 192개 매체 중 유일하게 ‘메트로’를 공개했고, 메트로는 ‘언론 길들이기’라고 반발한 바 있다.

언론공학적을 봤을 때, 대한민국의 모든 언론들이 총수의 생존과 안위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기업들의 나쁜 점을 수시로 보도하고 있으니 그들의 논리대로 따지면 대한민국의 모든 매체들은 ‘나쁜 언론’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주장대로 이들 매체는 포털과 제휴를 당장 종료해야 한다. 조선일보도 동아일보도 머니투데이도 뉴시스도 경향신문도 모두 ‘나쁜 언론’이기 때문에 뉴스 송출을 종료해야 옳다.

그들은 뉴스 어뷰징(같은 기사 반복 송출행위)도 나쁜 언론의 이유로 삼은 것 같다. 어뷰징을 조중동이 ‘심각하게’ 하고 있다는 점, 중소매체의 경우 어뷰징 기사를 송출하면 계약 위반으로 뉴스 제휴가 종료되기 때문에 사실상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력 매체들이 나쁜 언론에 속하는 것도 문제를 삼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메트로가 포털에서 어뷰징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뷰징은 사실상 그들의 관심 밖으로 보인다. 그저 기업에 전화해서 ‘광고 좀 주세요’라고 말했다면 그것 자체로 나쁜 언론이 되는 기괴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대다수 언론이 광고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광고를 달라는 행위가 왜 나쁜 행위인지 모르겠다. 물론 조폭이나 양아치처럼 도가 지나칠 정도로 금전적 협박을 하거나 ‘나쁜 짓’을 했다면 ‘나쁜 언론’이 맞고 퇴출을 당해도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순수하게’ 언론사를 운영하는 매체도 많다.

그런데 그들은 ‘자본의 논리’로 언론사 구성원이 몇 명이 있어야 언론이라고 규정한다. 그 잘난 기업들도 운영하다가 힘들면 적자로 돌아서 쓰러지기도 하지만,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날리며 재기하는 게 기업이다.

우리 언론도 마찬가지다. 돈이 있으면 수십에서 수백명으로 운영하고, 광고가 차단돼 돈이 없으면 서너 명으로 팍팍하게 운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들은 언론사를 ‘수의 논리’로 규정하고 그렇게 마이너 언론사로 규정하고 그런 언론사는 포털과 제휴를 맺어서는 안된다는 도둑의 심보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가 메르스 광고로 특정 언론을 왕따 시키는 행위는 괜찮은 일이고,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매체들에게 신바람 나게 광고를 뿌리는 행위는 괜찮은 일이고, 언론사가 광고를 달라고 읍소하는 행위는 ‘비열한 행동’인가. 내가 하면 로멘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이런 이중적 잣대가 어디 있나.

‘미디어스’에 보도된 나쁜 언론사들의 명단은 황당함을 떠나 어처구니가 없다. 개나 소나 다 나쁜 언론으로 집어넣어 융단폭격을 가했다.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여기에 들어간 모든 매체들은 네이버와 다음 등 양대 포털이 추진 중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의해 모두 ‘아웃’되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유력 매체들이 살아남는다면, 이는 메트로는 물론이고, 그냥 자신들의 성역에 도전해서 파이를 갉아 먹고 있는 ‘듣보잡’ 매체들을 모두 몰살시키겠다는 의지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단언컨대, 트루스토리는 창간 이후 그 어떤 기업들로부터 광고를 받은 적이 없을뿐더러, 광고를 달라고 홍보실에 전화한 적도 없다. 본지의 역사상, 기업에 대해 비판적 기사를 작성한 곳은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이다. 트루스토리는 경제 전문지도 아니다.

이 두 기업은 땅콩회항 문제, 노사 문제, 비자금 문제, 경영진의 무능력 등 본지만이 아니라 다수의 거대 언론들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는 등 비판을 받아도 마땅한 대기업이라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트루스토리의 매체의 논조에 맞춰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이 와중에도 광고의 ‘광’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런데 트루스토리가 나쁜 기업이라니?

독자들은 포털 등에 미디어스라는 매체를 검색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 매체에 보도된 나쁜 언론들의 명단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정말 묻고 싶다. 나쁜 언론의 기준이 뭔가. 물론 존재할 것이라고 믿는다. 기자도 트루스토리를 창간하기 전, 몇몇 언론 매체에 근무하면서 나쁜 언론의 행태를 직간접적으로 목도했다. 그래서 그런 매체의 이중적 행보에 환멸을 느껴 트루스토리를 창간했다. 그런데 트루스토리가 나쁜 언론이라고? 기자의 판단으로는 정말 나쁜 단체는, 언론사회를 광고로 분열시키는 한국광고주협회다. 어떤가. 당신들은 기분이 좋은가.

나쁜 언론의 잣대는 홍보실의 기준일 뿐이다. 그러나 광고주협회는 자체적으로 다시 판단을 내려, 나쁜 언론을 또다시 걸러 냈어야 옳았다. 메트로의 편을 드는 것도 아니지만, 당신들이 메트로에 대해 융단폭격을 가하는 것은 천사적 행동이고 언론들이 기업을 비판한 것은 몰상식한 행동인가. 언론들은 홍보실이 뿌려주는 보도자료나 받아써야 착한 언론이 되는 것인가. 

미디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광고주협회 조사본부 이수지 차장은 “우리는 33%로 1위를 기록한 메트로만 공개했고, 이후 다른 내용은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이미 여기저기에 나쁜 언론들이 떠돌고 있다.

당신들은 누군가. 그리고 협회에 속한 광고주는 또 누구인가. 재벌기업들의 가족 간의 다툼이 볼썽사납다. 재벌기업이 드러내는 민낯은 재벌경제체제가 이제는 더 이상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재벌들이 가입한 곳이 혹시 광고주협회 아닌가.

 
올해 3살인 트루스토리는 367개의 종합 인터넷신문사 중에서 27위를 유지하며 하루 방문객 4만명에서 5만명을 자랑하는 신생 언론사다. 흥미 위주의 연예기사로 도배하지 않아도, 어뷰징 기사를 쓰지 않아도 권력과 자본에 날카로운 칼을 대고 있는 까닭에 독자들이 스스로 이 곳을 찾고 있다.

그런데, 재벌 대기업들의 눈에는 트루스토리와 같은 중소매체들이 돈 달라는 거지로 보이는가.

거듭 강조하지만 본지는 결코 광고주협회에 속한 기업들로부터 1원의 광고를 받은 적이 없다. 어뷰징 기사는 아예 생각조차 안한다. 협회든 트루스토리를 나쁜 언론으로 지목한 그 나쁜 대기업이든, 여기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을 경우, 우리도 이 문제를 간과하지 않을 것을 강도높게 경고한다.

감히 누가 누구를 나쁘다고 규정하는가. 같은 민족을 피아로 구분하는 일제시대도 아니고. 트루스토리가 나쁜 언론인지, 당신들이 나쁜 기업인지 명쾌하게 검증하도록 본지는 앞으로 시리즈로 나쁜 언론을 함부로 규정한 당신들의 실체를 비판하도록 할 예정이다.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다음은 미디어스가 보도한 나쁜 언론(유사 언론)으로 지목된 언론사들

메트로신문사, 브레이크뉴스, 머니투데이, 더벨, 일요서울, 일요시사, 더팩트, 스카이데일리, 일요신문, 시사위크, 뉴데일리, 아시아투데이, 뉴스1, 소비자가만드는신문, 시사포커스, 비즈니스포스트, 파이낸셜투데이, 현대경제신문, 아주경제, 매일일보, 소비자경제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TV조선, 조선비즈, 스포츠조선, 머니투데이, 뉴시스, 머니위크, 동아일보, 매일경제, 경향신문, 한국경제, 르몽드디플로마티크, 민중의 소리, 연합인포맥스, 데일리안, EBN, 미디어펜, CEO스코어데일리, 월요신문, 일요경제, 글로벌이코노믹(그린경제), 여성소비자신문, 스페셜경제, 뉴스포스트, 시사오늘, 위클리오늘, 파이낸셜신문, 이뉴스투데이, 시사서울, 컨슈머타임스, 뉴스핌, EBN, 중소기업신문, 스포츠조선, 아시아경제, 팝콘뉴스, 세계일보, 사건의 내막, 한국스포츠경제, 위클리서울, 프라임경제, 국제뉴스, 뉴시스,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중앙뉴스, 머니투데이방송(MTN), 푸드투데이, 비즈니스워치, 씨앤비뉴스, 미디어펜, SR타임스, 르몽드, 화이트페이퍼, 브릿지경제, 노컷뉴스, 일요주간, 증권일보, 조세금융신문, 민주신문, 이지경제, 코리아뉴스타임즈, 컨슈머치, 시사주간, 한국증권신문, 스포츠서울, 이투뉴스, 폴리뉴스, 아유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초이스경제, 환경일보, 프레스맨, 조세일보, 조선비즈, 머니위크, 천지일보, BI코리아, 코리아데일리, 여성신문, 여성경제신문, 소비자를위한신문, 컨슈머타임즈, 파이낸셜뉴스, 일요저널, 시사코리아, 투데이코리아, 월요시사, 아시아타임즈, 데일리한국, 데일리머니, 데일리메디, 데일리코스메틱, 데일리팜, 데일리시사닷컴, 더데일리스탁, 오토데일리, 컨슈머와이드, 연합인포맥스, 비즈니스코리아, 에너지코리아, 코리아포스트, 두어코리아, 한국언론인협회, 비즈한국, 한국부동산경제, 시사캐스트, 토요신문, 서울경제TV, 아이뉴스24, 투데이뉴스, 뉴민주신문, 시사일보, 시사저널, 시사인저널, 시사신문, 경제투데이, 오토투데이, 투데이신문, 투데이에너지, 파이낸스투데이, 뉴스토마토, 쿠키뉴스(국민일보), 글로벌뉴스통신, 뉴스에이, 뉴스월드, 쎈뉴스, 엔디엔뉴스시사통신, 오마이건설뉴스, 용인뉴스, API, 매일경제, 애플경제, 조선경제i, 헤럴드경제, news2day, 경기신문, 국세신문, 국토매일, 국토일보, 더스쿠프, 미디어잇, 소비자고발신문, 소비자금융신문, 식품음료신문, 약사신문, NSP통신, CBS, 이코노믹포스트, 이버즈, MBN, 채널A, TV조선, 시사온, 인베스트조선, 재경일보, 헬스경향, 청년의사, 트루스토리(여기 있네요), 패션채널, 한경TV, 디지털IT 등이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