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임시공휴일, 노무현 때는 ‘쉬면’ 위기라더니?

14일 임시공휴일, 경제효과가 9조라고? G20이 30조인데?
광복절 임시공휴일, 박근혜 때는 경제가 살아난다고?

 
[트루스토리] 광복절 임시공휴일, 즉 14일 임시공휴일에 마치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는 것처럼 언론들이 호들갑을 떠들고 있다. 14일 임시공휴일을 대통령이 지정함에 따라, 단 하루 동안 무려 1조 3100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것이라는 재계의 분석도 나왔다. 그리고 토요일 일요일까지 신명나게 돈을 쓰게 될 경우 경제효과가 무려 9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가 64조원에 달하고, G20(주요 20개국) 서울정상회의가 총 31조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고 호들갑을 떨었던 점을 감안하면, 오는 14일 임시공휴일이 주는 경제적 효과는 기가 막히다.

우리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위대함에 박수를 짝짝짝. 이런 데이터를 뽑아내는 기관은 항상 같은 소리를 내뱉는다.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산출한 것이기 때문에 ‘팩트’에 가깝고, 그래서 무리한 추산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갑자기 ‘쉬세요’라고 명령을 일제히 내리고 주요 관공서과 공기업, 정규직들이 일제히 ‘돈을 쓰기 시작한다’는 이유로 10조에 가까운 경제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은, 신빙성을 떠나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

국민이 평소보다 돈을 좀 더 쓰는 것은 분명 사실이겠지만 이것이 10조원에 가까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경제에 대해 아무리 바보라고 하더라도 허구라는 느낌이다. 대통령을 위한 단순한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일주일을 쉬게 될 경우 월드컵 유치 수준의 경제 효과를 보게 된다는 분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마디로 국민을 ‘호구’로 보는 행위다. 노무현 정부 때 ‘공휴일’을 지정하자고 할 때는 ‘국가적 손해’ ‘경제에 악영향’ ‘막가파식 정책’이라고 온갖 추태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더니, 박근혜 대통령이 공휴일을 지정하자 재계도 환영하고, 경제 효과를 운운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너무나 유치한 브리핑으로 현 정권에게 아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논리를 적용하게 될 경우, 임시휴일만 지정하면 위기의 한국경제는 곧바로 되살아나고, 그런 식으로 따지면 200일을 쉬게 될 경우 가계부채를 모두 갚을 수 있게 된다.

물어보자. 이날 얼마나 많은 국민이 여유롭게 쉴 수 있다고 보는가.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들은 그날 평소와 마찬가지로 일을 한다. 그리고 돈이 없는 서민들은 문 밖으로 나가기는 커녕, 그날 ‘방콕’을 할 수밖에 없다. 그들에게 어디어디 통행료가 공짜라는 언론들의 호들갑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영화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과 관련해 한국관광공사가 내놓은 장밋빛 전망은 2조원의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내세웠다. 어떻게 2조원이 딱 떨어졌는지 알 수 없지만, 영화를 직접 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이 어마어마한 수치의 경제적 효과가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14일 임시 공휴일은 내수진작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저 그날 하루 더 쉰다는 혜택은 공무원들과 대기업 정규직이 가져갈 뿐이다. 그리고 임시 공휴일은 최태원 SK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위한 잔치일 뿐이다. 그들은 국민을 언제까지 ‘봉’으로 농락하고 있을까.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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