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무려 15년, 현대미포조선에서는 지금 국내 최장기간의 부당해고 소송이 진행 중이다.

1997년 4월14일 부당해고 당한 현대미포조선 노동자 김석진은 해고무효화소송 1, 2, 3심 모두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해고 8년3개월 만인 2005년 8월9일 복직했지만, 회사가 단체협약(부당징계) 위약벌금 지급을 거부하고 나서는 바람에 그 이후 7년 동안 또 회사의 어거지 소송에 휘말린 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기간이 해고무효 투쟁과 피를 말리는 소송도 문제지만, 법원 판결마저 무시하는 현대미포조선의 행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해고무효소송에서 현대미포조선은 1, 2심 모두 패소하자 대법원에 상고하며 김석진이 복직되면 8년 무쟁의 무분규 전통이 깨어진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노조 대의원 92%로부터 강제서명을 받아 진술서랍시고 대법원에 제출한 일이 있었으며, 당시 이 사건은 국회법사위와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많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노동자 김석진은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에 따라 단체협약 문구대로 해고전체기간 평균임금 100% 가산금을 지급하면 그만인데, 왜 소송을 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87년 노동자 대투쟁이후 단체협약 신설당시 같은 현대그룹소속 현대자동차의 경우에도 똑같은 단체협약을 한 상태고 이에 따라 95년 경 복직한 현대차노조 조합원에게도 평균임금 100%가산 지급했고, 대우자동차와 대우자판의 경우에는 대법원 판례까지 났는데 유독 현대미포조선의 태도는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근거가 있고 대법까지 최종 패소했음에도 회사는 1년 전 퇴임한 고등법원장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고 현대미포조선 전체조합원을 압박해 회사 측에 유리한 탄원서를 받아내는 등 억지를 부리고 나섰지만, 결국 대법이 파기 환송해 돌려보낸 고등법원에서조차 또 다시 김석진의 손을 들어주며 해고 전체기간 평균임금의 100%를 가산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또 어거지 소송을 들고 나왔다. 대형 로펌을 선임하여 대법원에 또 재상고한 것이다.

노사 간에 맺은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사회적 책임마저 가져야 할 대기업이 단체협약을 묵살하고 우월한 지위를 악용하여 노동자 동료들 간의 인간관계를 파괴하는가 하면, 오로지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집착으로 대법원까지 희롱하는 행태는 반사회적 기업폭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제라도 반성과 변화로 이성적인 노사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며, 대법원 또한 정의로운 판결로 회사의 억지와 노동탄압 행태를 시급히 바로잡아 주길 기대한다. 이로써 국내 최장 기간을 끌어온 부당해고 사건이 하루빨리 해결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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