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김종인 생일축하난 수령…사양한 정무수석 질책  
 
[트루스토리] 주은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일 박수현 비서실장과 김성수 대변인이 오후 4시 50분경 청와대 비서실장실에 도착해 이병기 비서실장과 김성우 홍보수석에게 대통령 생신 축하 난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도 이날 오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낸 생일축하난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더민주는 이날 오전 박 대통령 앞으로 김종인 위원장 명의의 축하난을 전하려 했지만 청와대가 사양한다는 뜻을 밝히고, 더민주가 곧바로 유감을 표명하면서 청와대의 ‘태도’에 대한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최근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처리 합의를 파기한 야당에 대한 청와대의 노골적인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부터, 더민주가 이날 ‘정윤회 문건 유출 파동’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영입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까지 언론을 통해 일제히 쏟아졌다.

더민주 김성수 대변인에 따르면, 이병기 실장은 이 자리에서 “오전에 실수가 있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가 있어 오전 8시 반부터 사전수석비서관회의와 국무회의 준비, 국무회의 참석 등으로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비판 여론 차단에 나섰다.

이병기 실장은 이어 “정무수석도 나중에서야 상황을 파악하게 됐다. 국무회의가 끝나고 2시경에 대통령께서 상황을 알게 됐고, 대통령께서는 정무수석을 강하게 꾸짖어 질책했다. 오전에 계속되는 회의로 제대로 챙지지 못해 이런 실수가 빚어진데 대해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 박수현 비서실장은 “아침에 기자들에게 설명했지만 대통령께서 그랬으리라 생각지 않았다. 실무진의 착오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전달하게 되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처음부터 좋은 뜻으로 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박수현 비서실장은 “오늘 오전 김종인 비대위원장께 난을 전달하겠다는 보고를 드렸고, 비대위원장은 보고를 받고 ‘대통령의 생신을 축하하고, 영육 간에 건강하시길 바란다’는 말씀이 있었다”며 난을 전달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이병기 실장은 “박 대통령께 그런 뜻을 잘 전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면담은 15분 정도 이뤄졌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청와대 정무수석이 대통령 생일 선물을 임의로 결정해서 돌려보냈다는 점에서 청와대가 상·하 관계에서 일탈해 위계질서가 무너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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