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예비군 실종을 선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기괴한 눈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분당 예비군 실종 사건이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고인의 죽음 이유를 파해치는 게 아니라 고인의 개인적 취향을 해부하는 데 방점을 두는 그림이다.

실제 분당 예비군 실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발견된 ‘매듭’에 ‘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마치 ‘매듭’이 이번 실종 사건의 ‘미스터리’처럼 주요 언론들도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자극적인 ‘낚시성’ 기사는 이런 이유로 끝없이 각 포털 사이트에 송출되고 있는 형국이다. 정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신원창’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고,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방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한 대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찰의 말을 인용해 언론에 보도된 바를 종합하더라도 신씨 혼자서 양손과 발, 가슴을 묶고 목을 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타살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은 것이다.

역으로 타살이 아니라, 진짜 자살이라고 하더라도 왜 타살로 위장한 자살을 했을까 하는 미스터리도 덩달아 제기된다. 결국 여러 정황상 자살 가능성은 무척이나 희박해 보인다. 다시 말해 ‘타살’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자살’로 위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하철 분당선 오리역 1번 출구 근처 건물 지하 주차장 귀퉁이 기계실에서 군복을 입고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충격적인 사실은, 신씨의 양손만 뒤에서 결박된 이 아니라 양발과 가슴이 모두 끈으로 묶여 있었다는 것.

얼핏 ‘타살’로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신 씨의 ‘자살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스스로 결박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경찰 관계자는 “재연 결과 혼자서 양손과 발, 가슴을 묶고 목을 매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씨가 마치 그런 ‘이상하고 기괴한’ 행동을 하는 사람처럼 묘사하고 있다.

경찰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신 씨 배낭 안에서는 목을 맬 때 사용된 것과 같은 종류의 끈이 다량 발견됐다고 한다. 폐업한 찜질방, 그리고 실체를 알 수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 가입 사실은 신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밝혀내는 열쇠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망 사건을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며 ‘쉽게’ 다가가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실제로 경찰 발표를 보면 벌써 ‘자살’로 분위기를 몰아가고 있는 형국이다. “건물 주변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신씨가 예비군 훈련이 끝난 직후인 10일 오후 6시께 혼자 이 건물 지하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다른 사람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등의 발표와 보도는 경찰이 ‘자살로’ 결론을 내놓고 수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의혹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당 예비군 실종 사건은 언론에 보도되기 전까지만 해도, 주요 포털사이트에 실시간 검색어로 뜨기 전까지만 해도 ‘제자리걸음’이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포털 실검으로 뜨고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시신이 발견됐다.

그래서 의문투성이다. 벌써 이상한 사건이 돼 버렸고 유족들의 고통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의문이 풀릴지도 의문이다. 그저 고인에 대한 능욕 뿐이다. 고인을 사이코로 몰고 비하하고 있다. 경찰이 아니라 ‘그것이 알고 싶다’가 이 문제의 실체를 풀게 되는 것 아니냐는 냉소와 조롱이 쏟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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