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 보도한 ‘뉴스타파’와 전쟁 치른다고? “참 잘했어요”

 

[트루스토리] 조정현 기자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영향력’은 좀처럼 무시할 수 없다. 친이계로 그녀가 이명박 정권 때 권력의 상층부에 있었다는 그런 정치적 일반론을 떠나, 곳곳에서 나경원 의원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네트워크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건, 어쩌면 비극적이지만 ‘상식론’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미모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지만 어쨌든 미모가 뛰어난 건 맞는 사실이고 그렇다보니 그녀는 늘 대중의 관심을, 아니 언론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나경원 의원보다 더 아픈 가족사를 지닌 정치인도 있을테고, 더 고통스런 가족사를 안고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국민이 더 많겠지만, 그의 주장대로 법관 출신 나경원, 정치인 나경원이 아니라 아픈 아이를 둔 엄마라는 점을 늘상 강조하니, 또 그렇게 4선을 도전하다보니, 자신의 딸에 대한 뉴스타파의 보도는 불쾌할 수도 있고, 짜증날 수도 있고, 용서할 수도 없을 것이다. 순순히 ‘나.경.원’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것이다.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새누리당·서울 동작)은 좀 유별난 정치인인 것은 맞다. 본인 말대로 서울대 법대 졸업, 판사 출신으로 엘리트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 이력과 미모 때문인지 몰라도 당 대변인을 역임하면서 주가를 높였다. 그렇게 당 내 유일한 3선 여성 의원으로 자리매김하며, 강력한 ‘정치적 그룹’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낙선 이후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를 통해 복귀한 까닭에 4선은 그녀에게 당연히 도전해야 할 과제다. 그리고 각종 여론조사에 그녀의 4선 고지달성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녀의 행보는 이 때문에 늘 두드러지고, 특이하게 언론들도, 또 다른 권력들도, 그리고 우리 사회의 갑들도, 그녀와 접촉하길, 그렇게 친분을 쌓길 갈망한다.

그녀의 이력은 참으로 화려하다.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준비위원장과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어울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인들과 권력가들 사이에선 종종 연예인으로 평가를 받는 정치인이 몇 명 있는데 나경원 의원이 그런 경우”라고 말했다.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나경원 의원 입장에선 굳이 밝히고 싶지 않았던 ‘딸 이야기’가 (그녀에겐 악몽이었던 1억 피부과 출입설처럼) 또다시 보도되자 정치권과 학계가 발칵 뒤집혔다. 과거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관점이 아닌 상대방의 관점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듣고 이해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의 리더십”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나경원 딸 사태는 그런 측면에서 이해하면 사태의 본질을 빨리 이해할 수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기 때문이다. 나 의원은 자신의 딸이 ‘소중하기 때문에’ 형사소송도 민사소송도 준비를 하는 등 법적 투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만약 ‘특혜’였다면 그로 인해 떨어졌을 다른 딸들의 소중함은 그녀에게 별로 중요한 가치가 아닌 것이 된다. 만약 ‘배려’였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은 배려를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중적 잣대’가 되고, 이는 부정입학의 이유가 된다.

당시 같이 시험을 치렀던 아이들은 나경원 딸 뿐 아니라 ‘모두가’ 아팠던 아이들이다. 나 의원은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그는 자신의 딸 이외의 아이들에 대해서도 상대방의 관점에서 이해했을까.

그의 주장대로라면 당시 시험을 치렀던 모든 21명의 아이들은 배려를 받았어야 했고, 그래서 모두 합격했어야 옳다.  혹시 그 중에서는 우리 사회의 약자이자 을을 부모로 둔 아이들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어쨌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경원 의원의 태도는 ‘우선 선거를 앞두고 피하고 보자’는 심리로 읽힌다.

나경원, '딸 대학 부정입학 의혹' 기사에 형사소송, 잘한 일이다

나 의원이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최승호 ‘뉴스타파’ PD의 지적처럼, “구체적인 해명이 없기 때문”이다. 나경원 의원은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휠체어를 빼앗고 일반인처럼 걸어보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처럼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맞는 표현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장애인 입학전형이 일반인 전형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엄마가 나경원’이라는 취지로 말해선 안되고, (나 의원이 시키지 않았더라도 딸의 입장에선 그런 말은 할 수는 있다. 다만 부정행위이기 때문에 면접심사에선 탈락해야 한다) 학과장이 직원들에게 ‘반주를 틀 수 있는 플레이어를 찾아오라’고 지시해서도 안되고, 딸인 김씨의 면접이 다른 면접 지원자보다 25분 긴 40분 동안 이뤄져서도 안되고, 실기 면접이 끝난 뒤 이병우 교수가 ‘저 친구 잘하죠?’라는 식으로 김씨를 두둔하고 칭찬하는 발언을 해서도 안되며, 이병우 학과장이 나 의원이 조직위원장을 맡았던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서 개·폐막식 행사 총감독을 맡아서는 더더욱 안되는 것이다.

분명한 건, 그날 진짜 합격해야 할 사람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은 해부되면서 파헤쳐져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나경원 의원이 소송전을 벌이는 건 참으로 잘한 일이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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