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준석후보, 본의 아니게 ‘대통령’ 자리를 꿈꾸다

 

[트루스토리] 김종렬 기자 =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에게 김무성 대표는 사활을 걸었다. 더민주를 잡기 위해 정치공학적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응원’하기도 했지만, 노원병 선거유세에서만큼은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는 접전을 벌이던 선거 초반부와 달리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안철수 대표가 안정적으로 앞서가는 모양새를 보였기 때문이다.

과반수도 장악하지 못할 것이라는 극한 조바심 때문이었을까. ‘운동권 정당’이라고 비하하던 더민주에 대한 습관적 경계심 발언 때문이었을까. 그는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경쟁하는 노원병을 찾아 지원연설 도중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안철수를 선택해주시기를…”이라고 말실수를 하기도 했다. 사회는 비극이고 정치는 희극이라는 말이 여기에 해당됐다.

격차는 벌어지고 있었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 전날 “선거 초반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박빙이던 지역구 판세가 어느 정도 안정권으로 접어든 게 확실해졌다”며 “선거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오버’ 발언도 나왔다. 이준석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자’고 김무성 대표가 발언한 것이다. 김 대표는 얼마 전까지 예능과 종편에 쉴새 없이 출연했던 ‘방송인’ 이준석 후보를 ‘위대한 지도자’라고 표현했다. 안철수를 지원했던 ‘죄’를 무마하기 위해 ‘대통령’ 발언을 한 것은 아닐테지만, 그만큼 급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대표는 상계동 주민을 향해 선거 전날, “선거에서 상계동 주민, 노원구 주민 여러분께서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보고 이준석을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 선출해주신다면 이번 20대 총선 최고의 이변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준석 후보는 변화와 혁신의 진정한 젊은 태풍이 될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아주 명석한 인재다”며 이 후보의 삶을 소개했다.

그는 특히 “이준석 후보가 미래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리라는 것은 저보다 여러분이 더 잘 아시지 않느냐”며 “이준석 후보는 위대한 젊은 지도자의 전통을 이을 재목이고, 한 세대 후에 틀림없이 우리 대한민국을 대표할 지도자로 성장해있을 것이다. 다만 그렇게 되려면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상계동 주민들께서 이준석 후보를 당선시켜주셔야 이것이 가능해진다. 젊은 이준석 후보를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서 상계동을 발전시키고, 상계동에 뿌리를 둔 위대한 대한민국의 차세대 지도자를 탄생시켜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여러분 지난번에 제가 여기에 와서 하루에 13번씩 연설하고 다니다 보니까 정신을 잠깐 잃어서 ‘이준석을 당선시켜주십시오’ 해야 되는데 말이 헷갈려서 다른 사람 이름을 들먹였다. 그거 애교로 받아들여주시겠는가”라고 되물으며 “저도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올해 32살 되는 우리 이준석을 노원구 20대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서 대한민국 대통령 한 번 만들어보자”며 “제가 정치를 은퇴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내일 우리 이준석을 이 지역 국회의원으로 만들면, 이준석을 대통령 만드는데 제 모든 힘을 다 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지만, 노원병에서만큼은 ‘대권 마케팅’이 작용했던 하루였던 셈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가 최근 공천 파동 후유증으로 잠룡 경쟁에서 주춤하는 사이 여권에서 떠오르고 있는 다크호스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었는데, 난데없이 이준석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꼴”이라며 “여권 내 대권 잠룡들에겐 다소 당혹스러운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지역 한 30대 유권자는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 자체가 주는 정치적 의미를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지역 유권자들이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이 후보가 낫다기 보다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는 안철수 국미의당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지 않기 때문에 반발 심리로 이준석 후보에게 표가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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