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민중은 개돼지” 나향욱 정책기획관 ‘파면’ 결정했지만 바뀐 건 없다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파면이 될 줄 알았으면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은 아마도 ‘허섭스레기’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파면으로 인해 혹시나 하위 1%의 삶을 살게 될까 조금이라도 의심을 했다면 그는 쓰레기 발언을 결코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나향욱 기획관이 ‘개, 돼지 발언’으로 인생이 뒤바뀌었다. 본인은 “취중실언”이라고 해명을 했지만, 전후 사정을 감안해볼 때 그 발언의 내용 자체가 너무 받아들이기 힘든, 용납하기 힘든 내용으로, 뿔난 여론의 분노가 상위 1%인 박근혜정권을 겨냥하자 사실상 중징계가 내려진 셈이다. ‘오염된’ 꼬리를 빨리 잘라 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국민의 분노가 이대로 사라질 것 같진 않다. 이준식 교육부장관은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국회 상임위 불출석에 대해 “나 기획관은 지금 심신상태가 물리적으로 출석하기 어려운 상태”라서 “마산 본가에 내려가서 요양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기발령하면 집에 가서 쉬어도 되는 곳이라고 고백한 셈이다. 다른 곳은 대기발령이어도 일단 출근은 하지만 교육부는 달랐다.

또 이준식 장관은 “감사가 진행 중인데 어떻게 고향에 내려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난 주말에 (감사를) 했고 감사관이 그 곳(나 기획관 본가)에 가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장관이 정책기획관을 변명해주는 자리라는 점을 실토한 형국이다. 마산 집에까지 가서 감사할 수도 있다고 발상 자체가 충격적이고 그 시간조차도 아깝다.

나향욱 기획관이 예상대로 파면됐다. 하지만 나 기획관만 문제가 있는 건 아니라는 게 국민의 판단이다.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사람을 변명해주고 비호하는 교육부 장관도 문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나 기획관을 옹호했던 교육부장관의 태도와 그에 대한 파면 역시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게 중론이다.

“민중은 개·돼지”라며 국민의 공분을 샀던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전날 교문위에 출석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실언을 한 것 같다,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이는 파면을 피하고 싶었던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그토록 당당했던 그가 여론이 더욱 악화되자 뒤 늦게 출석해 한 말이 결국 애꿎은 술 탓이기 때문이다. 파면을 피하기 위한, 참으로 비겁하고 구차한 변명이다. 국민을 모욕한 것은 술이 아니고 술을 빌어 실토한 나 기획관의 생각과 입이다.
 
교육부는 당초 ‘파면’을 고려했을까. 교육부는 중징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는 했지만, 경위 조사에도 적극적이지 않고 나 기획관이 고향에 내려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국민보다 나 기획관의 심신안정을 더 중시하는 이준식 교육부장관의 태도는 국민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줬다.

교육부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싸늘하다. 일각에서는 현 교육부가 박 대통령에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헌정하겠다는 목적으로 수년간 맹목적으로 달려왔다는 조롱을 보내고 있다. 우리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이 아니라 청와대만 바라보는 교육부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그런 교육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교육감은 지난 11일 평택항 마린센터에서 열린 ‘2016 학부모와 함께하는 현장 공감 토크 마당’에 참석해 “이 세상이 상위1%를 위한 세상으로 간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99%가 없는 한 1%도 없다”고 강조했다.

“민중은 개 돼지”라고 발언한 나향욱 정책기획관이 파면됐다. 그는 이제 몇%에 속하게 되는 것일까. 하위 그룹에 속하는 삶을 철저히 완강히 거부할 수도 있어 보인다. 나중에 행정소송 통해서 슬그머니 복직할 수도 있다. 그래서 파면 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십억원의 집단 민사소송 제기해서 개 돼지와 같은 ‘민중’의 삶을 경험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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