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고객정보 유출 논란…두 달 동안 그들은 왜 입을 다물었나

 
[트루스토리] 김도연 안정현 기자 = 이번엔 인터파크다. 여행, 콘서트 등 각종 결제를 굵직한 IT기업인 인터파크에서 해왔던 소비자들은 일련의 사태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인터파크는 수많은 이용자들의 만족을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의 SNS를 활발히 운영하며 소비자와 소통을 중요시 했지만 이번 해킹 사태로 기업에 대한 이미지 추락과 소비자 외면에서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내 대표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서 해킹으로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또 당했다”면서도 “뭔가 의도적인 것 아니냐”며 일련의 고객 유출 과정에 대한 의혹의 시선이 점차 따가워지고 있다.

홈페이지에 사과문 한 장 올려놓으면 엄청난 관리부실로 고객의 정보가 유출된 게 해결되느냐는 비판과 조롱도 나온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월 인터파크 서버가 해킹당해 고객 1000여 명의 이름, 아이디, 주소, 전화번호 등 고객의 중요한 개인 정보가 모조리 유출됐다. 다행히 주민등록번호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상 업체에서 보관하지 않았던 까닭에 이번 해킹 공격으로 유출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고객정보 해킹으로 피해 회원 수는 약 1030만명으로 전체 회원 수인 2000여만명의 절반에 달한다.

해커는 특히 정보유출 이후 인터파크 측에 이메일을 보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공개하겠다”며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파크 측은 사건이 일어난 지 무려 두 달이 지난 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를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고객의 정보 관리를 허술하게 해왔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한 뒤 자체적으로 이를 해결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내부 보안팀의 허술한 모니터링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두 달 동안 ‘뭔가를 숨기기 위해’ 은폐를 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터파크가 해킹 사실이 알려지기 전, 미리 이용 약관에 사측의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을 추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변경된 이용약관에 따르면 ‘회원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관리해야 하고, 회원이 자동로그인, SNS연동로그인 등 아이디를 부주의하게 관리할 경우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회사는 어떠한 책임도 부담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회사에 대한 이미지 추락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이달 중순께 인터파크 측으로부터 금품과 관련한 협박을 받는다는 신고를 받고 해킹이 시작된 인터넷 프로토콜(IP) 추적에 나서는 등 관련 수사에 착수한 상태이며,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고객정보 유출로 파밍, 피싱 등 2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는 공식입장을 통해 “인터파크는 7월 11일 해커 조직에 의해 APT(지능형 지속가능 위협) 형태의 해킹에 고객 정보 일부가 침해당한 사실을 인지하였으며, 익일 경찰청 사이버 안전국에 신고하여 공조를 시작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 강동화 대표도 “인터파크는 2015년 개인정보관리체계(PIMS) 인증을 획득한 바 있고, 개인 정보보호 및 보안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음에도 이번 해커 조직의 범죄에 고객 정보를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 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 없다’면서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차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주장대로 금융정보 및 주민번호는 유출되지 않아 당장의 피해는 없다고 하더라도, ‘생년월일, 주소, 전화번호’ 등의 개인정보가 파밍 및 피싱과 같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네이버 아이디 ‘dear****’는 “놀랍지도 않다. 한두 번인가 내 개인정보 털리는 게. 놀랍지 않은 게 더 무섭다”고 지적했고, ‘kimj****’는 “온라인쇼핑몰 비번 다 통일해놨는데 또 비번 하나 만들어서 통일해야 되네”라고 밝혔다.

인터파크는 이날 4.17% 하락중이며, 인터파크홀딩스는 2.31%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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