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요구에 사과문 낭독....우병우 언급은 없었다

 

[트루스토리] 천호영 기자 = 박근혜 사과가 이뤄졌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였다. 박근혜 탄핵 목소리가 비등하자 ‘신속하게’ 기자들 앞에 서서 눈물을 흘렸다. 세월호 참사 때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병우 민정수석 이야기는 없었다.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적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짧은 사과문에는 ‘팩트’가 한 가지 있었다. 비선실세인 최순실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다. 전날 JTBC 방송사의 보도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묻어나 있는 사과문이었다. 이마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할 수는 없었다. 이마저 국정농단이라고 발끈할 수는 없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최순실 작품이기 때문이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은 중대하고도 명백한 범죄행위로서 한마디로 국가 시스템이 무너진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과문에는 ‘범죄행위’라는 표현이 없었다. 최순실씨에 대한 각종 의혹이 연일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라며 끝까지 보호막을 형성했다.

그렇기 때문에 ‘제 입장을 진솔하게 말씀드리겠다’는 말 자체가 ‘거짓’이었다. 대통령은 ‘연설문이나 홍보물의 경우 표현 등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분석하면 단순한 표현의 도움이 아니라 ‘국정 운영 시스템’ 전반에 최순실은 손을 댔다.

하지만 사과문은 짧았다. 간단명료했다.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는 말은 압권이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질타가 나오는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었다. 대통령 자료 유출이라는, 대통령 자신이 저지른 엄청난 범죄가 ‘순수한 마음’이니, 국민이 이해해달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박 대통령이 정치권의 성난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는 질타가 쏟아지는 건 이런 까닭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25일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기만 하고, 국민이 알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질문도 받지 않고 들어가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누리꾼들은 “박근혜 탄핵 목소리가 나오자 어쩔 수 없이 사과문을 낭독한 것 같다”며 “이번 사과문은 누가 써줬는지 궁금하다”고 냉소와 조롱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박근혜 탄핵은 여전히 포털 실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