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를 허섭스레기 취급했던 박근혜권력...정유라 영웅 만들기 올인하다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박근혜권력은 그랬다. 목적부터 수상했다. 김연아를 이용하고 싶었다. 늘품체조를 통해 차은택은 더욱 더 날개짓을 하고 싶었고, 그런 차은택의 욕망에 김연아가 필요했다. 김연아는 그런 더러운 권력의 ‘꼭두각시’ 역할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그리고 돌아온 건 ‘보복’이었다.

그런 박근혜권력은 ‘제2의’ 김연아를 꿈꾸고 있었다. 김연아가 없어도 다른 김연아를 만들겠다는 권력의 집념이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정유라였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따르면, 삼성은 2015년 정유라 씨 승마 훈련비로 185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4년간’ 최대 185억 원을 지원하도록 ‘정유라 후원 프로젝트’를 통해 유도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돈으로 금메달을 따겠다는 ‘권력형 발상’ ‘재벌공화국 발상’이다. 문제는 왜 김연아라는 이름이 여기에 들어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2015년 10월 작성된 프로젝트 문건의 ‘추진 배경’에는 “피겨 김연아 같은 승마의 국민적 우상 탄생을 적극 후원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즉, ‘듣보잡’ 정유라를 김연아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러운 재벌’ 삼성은 최순실 씨와 딸 정유라씨에게 35억 원을 제공하면서도 승마 협회 차원의 논의는 단 한번도 거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들이 이런 불장난을 친 이유는 간단하다. ‘정유라’가 유망주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불장난에는 정치권도 가담했다.

김희정 전 여성부 장관 등은 새누리당 국회의원 시절 “정유라씨는 승마 유망주다. 훌륭하게 커왔다”고 옹호했다. 김희정 전 장관은 “정치권에서 소위 불공정한 세력과 결탁해서 괜찮은 유망주를 죽이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정유라는 아주 오랫동안 훌륭하게 커 왔더라”고 정유라를 두둔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시 여당은 정유라를 마치 김연아와 같은 우수한 선수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문제는 박근혜정권이 정유라 씨를 피겨의 김연아, 골프의 박세리처럼 만들기 위해 608억 원을 투입하는, 그러니까 608억의 예산을 들여 정유라를 국민적 우상으로 만들기 위한 로드맵을 어떻게 만들었고, 박 대통령이 이를 알았느냐는 것이다.

감히 정유라와 김연아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정유라와 김연아는 ‘극과 극’ 행보를 달렸다. 삼성 측이 전달한 돈이 정유라 씨의 훈련과 말 구입, 또 호텔과 주택 구입 등에 쓴 것은 그렇다 치고, 정유라가 고교 시절 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유로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그렇다 치고, 정유라는 독일에서 훈련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는 보도는 ‘그녀가 어떻게 김연아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부호로 만들게 한다.

박근혜권력 ‘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독일에 머물면서 승마 국제대회 출전 등의 ‘본업’ 보다는 국민이 모르는 다른 일에 올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실제로 올림픽을 준비한다며 독일로 간 정유라에 대해 현지 감독은 “거의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초등학생, 중학생 때부터 피눈물을 흘리며 국가 지원조차 받지 않고 자비로 ‘전설’을 서술해갔던 김연아는 180도 다른 행보다.

정유라는 SNS 글을 통해 “니네 부모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말했다. 그런 정유라는 애써 후하게 평가하면 국내 순위 10~15위권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승마업계 관계자는 “정유라씨의 실력은 2013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논란이 불거질 정도로 의구심을 표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즉,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정유라씨가 금메달 딴 것에는 결국 숨은 권력, ‘보이지 않는 배후’가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 형편없는 정유라를 박근혜 정부는 ‘김연아’와 동급으로 표현했다. 여기엔 박 대통령도 한 몫을 했다. 노태강 전 문체부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은 지난 2013년 5월 청와대 지시로 최순실 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대회 성적을 둘러싼 시비를 조사했고 두 사람은 “최순실 씨와 승마협회 쪽 모두 문제가 있다”는 보고서를 올렸다가 좌천당했다.

박 대통령은 그해 8월 유진룡 장관을 청와대로 부른 뒤 수첩을 꺼내 두 사람 이름을 거명하면서 “나쁜 사람이라고 하더라”며 좌천 인사를 지시했고, 노태강 국장이 좌천된 뒤 교육문화교류단장 자리에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에는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마사회와 삼성, 최순실, 그리고 청와대로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는 ‘정유라 영웅 만들기’ 실체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개입됐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현 권력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김연아를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하는 가벼운 인물 정도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거부한 김연아는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2015년 스포츠영웅에서 제외됐다.

김연아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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