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의 눈] 오늘 뜨는 정치인 김종태 국회의원, 여고생도 간첩으로 보였나요?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새누리당 김종태 국회의원은 아마 촛불이 전국에 모이던 날, ‘북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추종하는 세력들이 거리로 몰려 온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김종태 국회의원의 사고방식은 그런 허섭스레기 수준이었다.

‘종북’ ‘좌파’ ‘불순분자’ ‘빨갱이’ ‘친북세력’.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현재 몰아내기 위해 주말마다 거리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마인드다. 군부가 통치했을 때의 사고다.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더 가난했던 시절, 오직 친일에 매달려 허우적거리던 그 때 그 시절의 사고가 2016년에도 현재진행형인 것이다.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자 했던 사람들.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직장 동료끼리, 나아가 수험생들이, 중학생들은 일순간에 종북세력이 됐다. 김종태 국회의원이 만들어 놓은 ‘색깔론’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본질을 북한과 이념적으로 통일되게 만들었다. 여전히 주체사상 타령이다. 그들은 늘 그랬다. 아주 오래 전 한국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룬 노동자들도 종북세력이었고, 그들이 노조를 만들어도 종북세력이었다. 대학가에서 학원투쟁이 전개되던 시절, 청년학생들도 종북세력이었고, 그런 시대를 살아온 지금의 40대와 50대도 종북세력이었다.

또한 그들이 낳은 2세들도 종북세력이고, 그들이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면 종북세력이었다. 너무나 낡은 얘기다. 재미없는 이야기다. 그냥 허탈해진다. 일밖에 모르고 달려온 우리 국민에게 어떻게 저런 소리를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오직 박근혜 대통령을 사랑했던 ‘콘크리트 지지층’마저 붕괴된 상황에서, 그들도 상경해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는 이유로 종북세력이 됐다.

그런 무시무시한 색깔론을 거침없이 던진 김종태 국회의원은 ‘기무사’ 출신이다. 기무사는 쉽게 말하면 ‘간첩’ 잡고, 학생운동을 하는 세력을 잡는데 올인하는 집단이었다. 국가 안보를 핑계로 국가는 기무사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고, 그들은 ‘간첩을 잡아’ 인생을 바꾸기 위해 ‘조작질’도 서슴치 않았다. ‘마패’와 ‘메달’을 차고 무소불위 권력을 누리며 군은 물론 시민사회에 침투했다.

그들은 늘 학생운동을 하는 세력을 잡아 ‘종이’ 한 장을 던져주며 ‘김일성에 대해 아는 데로 쓰시오’라고 탄압했다. 그런 기무사는 보안사 시절인 1977년부터 말 그대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정치 개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그리고 늘 기무사 수장인 기무사령관은 ‘정치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현역 시절 정치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자신들이 수집한 ‘종북세력’ ‘빨갱이 세력’ 등의 정보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다. 국민이 현재 김종태 국회의원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이런 역사에서 출발한다.

김종태 국회의원은 이른바 ‘박근혜 탄핵반대 국회의원’ 중 한 명이다. 더민주 표창원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종태 국회의원 등 탄핵반대 국회의원 명단을 공개하며 “박근혜와 최태민 일족 및 그 부역자들이 상징하는 것은 지난 40년간 형성되고 자행돼 온 정경유착, 권력의 사유화, 부정부패, 부정축재, 불공정, 권력형 범죄, 특혜, 차별, 언론 탄압, 헌법 유린, 역사 왜곡, 공교육 붕괴, 국정 파탄”이라고 비판했다.

국군기무사령관 출신인 김종태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의 텃밭인 경북 상주에서 공천을 받아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리고 국민은 지금도 기무사 민간인 불법사찰을 기억하고 있다.

김종태 국회의원은 무슨 생각으로 광화문 촛불 집회를 “평화 집회가 아니”라 “좌파 종북세력이 조직과 자금을 준비했다”고 표현했을까. 혹시 ‘잘 나갔던’ 그 때 그 시절의 향수에 매몰돼 촛불 집회에 참석한 여고생들이 간첩으로 보였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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