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라도 아니고 조여옥 대위도 아니라면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트루스토리] 조여옥 대위가 180도 말을 바꾸었다. 의무동과 의무실의 차이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진실을 파헤치는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군복’을 입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행보로 읽힌다.

어쨌든 앞서 기자회견(참사 당시 의무동에 있었다고 주장했던)은 ‘거짓’이고 오늘 청문회에서 쏟아낸 말(참사 당시 의무실에 있었다는)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그런 조여옥 대위의 말을 백번 양보해 그대로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생긴다.

앞서 기자회견은 누가 ‘사주’ 했느냐는 것. 군인의 신분, 그것도 간호장교라는 신분으로 느닷없이 혼자서, 독단적으로, 자발적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당나라 군대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때문에 조여옥 대위가 당시 기자회견을 주체적으로 한 게 아니라 외부의 조력자가 있었다는 합리적 의심이 커지고 있고, 이 때문에 오늘 청문회에서 조여옥 대위가 쏟아내는 말들 역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 의심이 증폭되고 있다.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귀국 후 무려 31시간 동안 ‘공작’을 펼쳤던 것처럼, 조여옥 대위도 촛불의 압박에 못 이겨 비록 귀국을 했지만, 청문회에 오기 전까지 ‘누군가’를 만났을 것이라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고 오늘 청문회에서도 그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조여옥 대위는 이날 청문회에서 시종일관 “억울하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뒤, 청와대 사람도 만나지 않았고, 군 관계자도 만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미한 진짜 이유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아무도 연락하지 않고’ 오직 여군으로서 자신의 맡은 바 역할과 의무에 올인했다는 주장이다.

그런 조여옥 대위는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조차 못봤다고 항변하고 있다. 평소에는 박 대통령에게 태반·백옥·감초주사를 직접 처치하긴 했지만, 유독 참사 당일만큼은 ‘아무 짓’도 안하고, 관저에 있는 의무동이 아닌,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의무실에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질문이 또다시 나온다. 막장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도대체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과 목에 주사를 놓은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이다. 신보라 대위도 아니고 조여옥 대위도 아니라면, 또 다른 여군 대위가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고, 이도 아니라면, 청와대 밖에 또 다른 비선 간호사가 존재한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은 죽더라도 자신들이 살기 위해 ‘거짓말’이 낳는 또 다른 ‘거짓말 참사’다.

분명히 박 대통령의 얼굴에 ‘쓸데없는’ 주사를 가져갔고, 박 대통령의 허락을 받으며 ‘근무 시간’ 외에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한 ‘범인’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도 ‘누가’ 자신의 몸에 손을 댔는지에 대해 철저히 입을 다물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선 ‘생명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칠 정도면, 참사 당일 자신의 얼굴에 주사를 맞는 행위 정도는 ‘별 것 아니다’고 인지할 수도 있겠다.

그런 까닭에 국민을 상대로 결사항전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피눈물이 난다는 게 어떤 말인지 알겠다”는 박 대통령의 심정은, 게이트 파문 이후, 또 탄핵 이후 전혀 주사를 맞지 못해서 자신의 외모를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쾌감을 혹시 드러낸 것은 아닐까. 국민의 생각이다. 그리고 조여옥 대위도 아니라면 도대체 누가 박 대통령을 처치했던 것일까. 이 또한 국민의 질문이다.

최봉석 대표기자

조여옥 대위 사진제공 = 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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