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석구 변호사에게 던지는 트루스토리의 충언

 

[트루스토리] 서석구 변호사의 진술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한다.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았던 그의 진심이 담긴 소회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히 변호사로서 ‘돈의 노예’가 아니라면 말이다.

서석구 변호사의 박 대통령을 향한 충심에 대해 콩이야 팥이야 말이 많지만, 어찌보면 그들의 후진적 사고방식에선 상당한 진전일지도 모르겠다. 촛불 민심이 바라볼 때는 고통스럽고 충격적이고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들의 허섭스레기 수준의 사고방식에선 ‘박 대통령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박 대통령의 부활을 꿈꿀 수 있는’ ‘박 대통령의 무죄가 내려지는’ 그런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내는 일련의 작업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5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2차 변론기일에서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 서석구 변호사가 쏟아낸 말들은 일반적 국민의 사고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말들이었다. 듣기에 창피했고 부끄러웠고,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조롱의 대상이 됐고 ‘서석구 변호사’는 주요 포털 실검 상위권을 계속 차지했을까.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시켜주고 중국과 러시아의 사주 받은 북한 6·25 무력 남침에도 한국을 지켜주진 신의 섭리가 헌법 수호 최후의 보루인 헌법재판소를 보호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복음을 주실 것을 기도드린다”는 서석구 변호사의 진술은 뭐라고 표현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정치권도 당혹스러워 논평조차 조심스러웠다.

아무리 제약없는 변호라고 하지만, 같은 변호인끼리도 ‘말리고 또 말렸지만’ 서석구 변호사는 20여분에 걸쳐 ‘공범’ ‘피의자’ 박근혜를 위한 잔치를 풍성하게 벌였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의 법률고문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그는 그리고 기존의 언론 보도와 촛불 민심을 불신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촛불 민심은 국민의 민심이 아니다”. 그랬다. 이는 단순히 서석구 변호사의 사고가 아니라 박 대통령의 사고라고 보는 게 정확할지 모르겠다. 그래야 모든 일련의 그림들이 전부 이해가 된다. 그러하기 때문에 그들은 촛불을 조롱하고 비웃고 냉소를 보내고 모멸했다. 그리고 지금도 ‘범죄’를 ‘범죄가 아니’라고 말하며 어깨에 힘을 주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윤리를 위배하면서도, 무엇이 해악인지 잘 알면서도, 서석구 변호사는 오직 박 대통령을 살리기 위해 철학없는 변론을 쏟아냈다. 방청객은 급기야 고개를 숙이고 웃었고 아마, 서석구 변호사도 그 조롱 가득한 웃음소리를 들었을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의 의미도 알아차렸을 것이다.

마치 일기장에나 써야 할 스토리, 즉 “민주노총이 촛불 주도세력”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김일성 주체사상을 따르고…”라는 표현을 우리는 왜 2017년 시작부터 들어야 할까. 그리고 왜 국민은 서석구 변호사의 말도 안되는 논리에 하루 종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까.

박한철 소장도 서 변호사에게 “간략히 줄여 달라”고 말할 만큼, 왜 그는 장황하게 넋두리를 그 자리에서 쏟아냈어야 했을까. 그는 “대통령이 인격살인과 온갖 모욕을 당했다”고 했지만, 정작 우리 국민이 인격살인을 당하고 온갖 모욕을 당하고 있음을 왜 변호인으로서 느끼지 못하고 있을까. 끝없이 던져지는 국민의 질문들이다.

그들의 국정농단은 단순히 의혹이 아니라 팩트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비선조직이 국정운영에 참여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주 깊숙하게 참여한 점은 이미 밝혀진 상태다. 그리고 확실한 건, 촛불민심은 분명, 국민 민의이며 그 주도세력 또한 우리 국민이라는 점이다. 서석구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어른으로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부끄러운 줄 알았으면 좋겠다.

최봉석 대표기자 겸 발행인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