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진실에 접근했을까? 사람다운 변호사를 선임했을까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는 수사 과정에서 어떤 감정의 변화를 느꼈던 것일까. 초법적 권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을까, 아니면 권력이 서서히 내리막길을 향해 빠르게 돌진하고 있다는 허무적 인식을 밑바탕에 깔았을까.

물론 현재로선 후자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장시호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게 최순실 씨가 사용한 것으로 확실시 되는 태블릿 피시를 넘겼다. 이규철 특검보는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장시호 씨 변호인으로부터 최순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피시를 제출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엔 최순실 씨가 자신의 일을 도운 ‘독일 교포’인 데이비드 윤과 주고 받은 이메일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최순실의 것’으로 확실시 되는 대목이다.

만약 장시호 씨가 넘긴 태블릿 피시를 특검이 더 분석해 ‘최순실의 것’이 확실하게 될 경우, 최순실 씨는 국정농단을 위해 사용한 태블릿 피시가 2대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또 다른 피시가 존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수 있다.

장시호 씨는 현재 ‘특검’에 굉장히 협조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속된 이후 아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눈물’을 수시로 흘리고 있지만, 3번 째 특검 조사를 받는 이후부터는 ‘다물었던’ 입을 열기 시작하며 국정농단과 관련해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들을 줄줄 증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세에 몰리자 결국 ‘살 길’을 찾아나선 셈이다.

이는 촛불 민심의 입장에서 보면 장시호 씨는 ‘영웅’이 되는 장면이기도 하지만, 최순실 씨의 입장에서 보면 철저한 배신이다. 최순실 씨가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형국이다. 장시호 씨가 특검에 넘긴 태블릿피시에는 삼성그룹의 지원금 수수 전반을 알 수 있는 이메일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와대로부터 유출된 각종 자료가 담겨 있던 기존의 태블릿피시와는 또 다른 성격의 ‘단서’다.

최순실 씨는 그동안 “태블릿 피시를 사용할 줄 모른다”고 주장해 왔지만, 두 대의 피시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더욱 더 궁지에 몰리게 됐다. 장시호 씨는 결국 모든 게 ‘최순실의 지시를 받아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호칭의 변화도 생겼다. 청문회를 비롯해 최근까지는 ‘이모’라고 불렀지만 몇 차례의 특검 조사부터는 ‘최순실 씨’라고 부르는 등 사실상 ‘거리두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장시호가 최순실을 배신했다’는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다수의 국민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장시호 사진 = 국회방송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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