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이재용, 계산기 두드리고 있지만 구속 피할 수 없을 듯

 

[트루스토리] 안정현 기자 = ‘합병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끝까지 주장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시대 상황을 읽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정권이 문재인 쪽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와 반기문 쪽으로 넘어가게 될 경우를 두고 계산기를 벌써부터 ‘정치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것일까.

시간이 지날수록 이재용 부회장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무려 22시간을 넘게 강도 높은 특검 조사를 받았다.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그만큼 체계적이고 집요한 수사를 받았다는 의미다.

종편들은 “이재용 부회장이 자장면을 먹었다”는 흥미적 관점에서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애사심으로 특검 조사 이후 회사로 출근했다”며 이재용 감싸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즉, 이재용이 불구속 되기를 - 그래야 천문학적인 광고가 계속 집행될테니까 - 바라고 있지만, 현실은 그런 바람과 달리, 삼성그룹에 불리하게 조성되고 있는 듯 하다.

특검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최대 480억원대 뇌물 공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검토하고 있다’는 반반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지금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뒤 구속되지 않은 인물은 거의 없다.

특히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속에서, 다시 말해 박근혜 대통령이 ‘정유라’를 키우기 위해 삼성을 마치 자신의 회사처럼 쥐락펴락 했다는 사실이 하나 둘 증명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합병 전부터 ‘정유라’에 대해 보고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건, 특검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박 겉 핥기 식으로 수사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특검 입장에선 일단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검에 따르면, 이르면 13일 늦어도 14일가지 이재용 부회장 뿐 아니라 앞서 조사를 받았던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한꺼번에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피의자’로 규정된 인물은 유일하게 이재용 부회장이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지 않고 다른 사람들만 꼬리 자르기 식으로 구속이 된다면, 모양새가 이상해지는 것은 물론, 촛불이 특검을 향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특검의 입장에선 현재까지 수사를 토대로 드러난 방침대로 ‘뇌물 혐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돈을 냈고, 그래서 저는 피해자”라고 주장을 하고, 삼성그룹도 “박근혜 대통령의 공갈에 의한 우리도 피해자”라고 입을 맞추고 있더라도 분명한 것은 ‘구속 릴레이’에서 이 부회장이 빠져나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박근혜 대통령이 2015년 초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를 콕 찍어 지원을 지시하고, 관련 지시를 받은 김종(구속기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과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정씨에 대한 지원을 논의했던 사실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확인한 것으로 <한겨레>가 보도했다.

특검팀은 특히 삼성 관련자들의 진술과 자료 등을 토대로 이재용 부회장이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을 약속하고 그 대가로 삼성의 승계구도 지원을 약속받은 여러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했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구속영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입건을 묶어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 이미 그려진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선 도망갈래야 갈 곳이 없는 형국이다.

 

이재용 사진출처 = YTN 캡쳐 / 하단 = 삼성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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