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삼성 출신 임원 미얀마 대사로 보내” 지시...그리고 최순실은 유재경 대사 면접?

 

[트루스토리] 김수정 안정현 기자 = 유재경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였던 최순실과 ‘어떠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것일까.

삼성전기 전무를 역임한 유재경 주(駐) 미얀마 대사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 씨의 개입으로 대사에 임명됐다는 의혹이 설 연휴 기간에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즉, 최순실 씨가 주 미얀마 대사 임명 과정에도 개입했던 정황이 포착된 것. 한마디로 말해 최순실 씨의 도움으로 유재경 전무가 대사 자리에 올랐다는 의혹이다.

당장 유재경 대사는 대사 임명 과정을 앞두고 최순실 씨와 미리 면담을 했다는 일각의 보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최순실 씨 국정농단에 연루됐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말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복수의 언론들은 최순실 씨가 대사 교체 두 달 전, 유재경 대사를 ‘직접 만나’ 면담까지 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복수의 언론 및 특검과 유재경 대사 중 한 쪽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핵심은 6500만달러(약 760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공적개발원조사업(ODA)의 하나인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 대행사를 최순실 씨의 지인인 모씨의 회사가 선정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최 씨가 이 회사의 지분을 상당히 챙긴 정황이 특검 조사 결과 드러났는데, 당시 정통 외교부 관료 출신인 이백순(58) 대사가 물러나고 삼성전기 전무 출신인 유재경 대사가 임명됐던 까닭에 이 과정에 ‘최순실과 유재경’ 사이에 어떠한 커넥션이 존재한 것 아니냐는 것. K타운 프로젝트에서 최 씨의 지인인 모씨가 수익을 올리면 지분을 함께 보유한 최 씨도 수익을 얻게 되는 구조였다.

이와 관련 유재경 대사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참고인 조사를 위해 31일 입국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5월 주미얀마 대사 교체에 최순실 씨가 깊숙이 관여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YTN 보도에 따르면 유재경 대사는 이날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만일 최순실 씨가 저를 면접을 해서 뽑아서 대사로 추천을 했었다고 한다면 굉장히 사람을 잘못봤다라고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라며 “왜냐하면 이번에 K타운과 컨벤션센터 관련된 것을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프로젝트은 현실성이 없다, 하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던 게 저와 저희 대사관의 직원들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재경 대사는 “최순실 씨가 직접 면접을 했느냐” “최순실 씨를 알게 된 시점이 언제냐”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잇따른 질문에는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특검과 삼성에 따르면 유재경 대사는 주로 유럽에서 근무했고, 이 때문에 미얀마에는 가본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유재경 대사의 임명, 그러니까 대사 인사 과정에까지 최순실 씨가 마치 대통령처럼 직접 개입한 것은 최 씨 자신의 이권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특검의 관측이다.

또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도 수사의 대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특검팀이 확보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과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 출신 임원을 미얀마 대사로 보내라”고 지시를 내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와의 공모 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새로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셈. 물론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5년 삼성전기에 입사한 유재경 주미얀마 대사는 삼성전기에서만 30여 년간 근무한 정통 영업맨이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삼성 미래전략실 김모 전무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한 보수 성향 단체의 ‘관제 데모’ 지원 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삼성은 또다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장 삼성 측에선 일련의 의혹제기들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한 특검의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유재경 대사 사진 = YTN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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