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유능한 검사 40명 정도 투입해서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수사해야 비로소 실상 제대로 밝혀질 것”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14일 최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특검 수사와 관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전에는 검찰 돌아가는걸 보면서 울화가 치밀 때도 있고 많은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라며 “그런데 특검이 가동되고 특검이 본격 수사를 나서는 걸보면서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마찬가지시겠지만 많은 위로도 되고 또 경우에 따라서는 안타까울 때도 있고 그렇다”고 말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특검이 잘하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채동욱 전 총장의 공식 인터뷰는 그가 2013년 9월 30일자로 퇴직한 뒤 처음이다. 그는 총장 6개월 째 권력에 의해 해고됐다. 헌정사상 최단기 검찰총장이었다. 이후 백수 생활을 지냈다. 무력한 존재로 지냈던 셈이다.

그런 채동욱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먼저 특검연장 이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일단 현재까지 수사진행상황을 보면 제 생각에는 약30% 도 채 다 못한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라며 “특검법에 수사대상을 간단히 짚어서 말씀드리면 구체적 수사대상이 14개 항목이 있고 또 마지막 15호에서는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사건까지 모두 15가지를 수사하도록 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어 “그중에서 1호 청와대 문건유출사건, 6호 정유라의 이화여자대학교 불법입학 또 7호 정유라의 승마훈련지원, 또 8호 불법적 인사조치의혹, 14호 김영재성형외과 의혹사건 이 다섯 가지 하고 또 마지막 15호에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블랙리스트사건 그리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이 구속됐지만 그런 일련의 사건수사과정에서 참 짧은 기간 동안 놀라울만한 수사성과를 올렸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여러분들께서도 많은 칭찬을 아끼시지 않아도 좋으시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어 “사실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은 재벌과 권력 간의 불법유착비리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공무원들의 비호방조에 대한 처벌문제”라며 “그래서 특검의 수사대상이 먼저 재벌들과 권력 간의 뇌물수수의혹과 관련된 3, 4, 5호 다음으로 이런 국정농단을 가능하게 했던 우병우 등 관련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 방조비호와 관련된 90호 큰 두덩어리가 주된 요체”라고 강조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그러나 “그런데 재벌권력과 재벌유착과 관련해서는 잘 아시다시피 삼성 이재용 부회장 영장기각으로 인해서 3주간 수사가 많이 딜레이 됐고 나아가서 삼성 이후에도 sk라던가 롯데라던가 cj라던가 이런 여타 재벌들에 대해서도 많은 뇌물수수의혹이 제기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어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전혀 수사를 진척할 수 있는 여유가 없었던 것 같고 그 무엇보다도 이러한 국정농단을 가능하게 했던 비호의혹과 관련해서 우병우 등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사건이 아직 시작도 안했고 시작단계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결국 실질적으로 봐도 30% 이상은 진척됐다보기가 어렵다”고 일갈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그러면서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 특검법 제정되기 전에 전에도 제가 지적한 기억이 있습니다마는 적어도 이 정도의 사건이라면 너무 많은 의혹이 제기되어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적어도 유능한 검사 약40명 정도는 투입을 해서 1년 정도는 지속적으로 수사를 해야 비로소 대부분의 실상이 제대로 밝혀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구체적으로 “수사라는 것은 선택과 집중이 참 중요한데 제가 2006년도 중수부수사기획관을 할 때 현대자동차비자금사건을 수사한 적이 있다”라며 “1건 사건 이었는데 중수부 검사 20명 정도가 4개월 정도를 정말 낮밤 없이 네 사람이 수사를 진행했고 그렇게 해서도 아주 힘들게 정몽구 회장을 구속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또 “어차피 특검법이라는 건 한시법이고 제한된 법정기한 내에만 특검이 수사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 70일이 다 되어가고 30일을 만약에 연장이 안 돼서 2월말까지 특검수사 활동이 종료가 된다면 이 특검에 수사하고 있었던 모든 사건들은 다시 검찰의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어 “그런데 이 사건을 먼저 수사했던 현재의 검찰은 재벌과 권력 간의 뇌물수수혐의에 대해서는 손도 대지 못했었고 직권남용죄로만 기소를 했다”라며 “또 우병우 등 관련 공무원들의 비호방조 의혹에 대해서 제대로 수사도 하지 못한 채 특검한테 사건을 전부 이관하는 지금 그런 상황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특히 “여러 가지 국정원 댓글사건도 있고 국정원 간첩증거 조작사건도 있고 여러 가지 사건들이 많이 있었다”라며 “또 세월호 사건 수사도 있고 여러 가지 사건들이 제대로 수사가 안돼서 저도 참 안타깝게 밖에서 바라봤지만 그중에서도 최순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하고 직결된다고 할 수 있는 정윤회 사건이 있다. 그 경우에 다 기억을 하고 있지만, 정윤회 사건은 찌라시로 국정농단은 아예 없었던 걸로 그렇게 다 검찰에서 수사를 해서 덮어버렸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채동욱 전 총장은 이어 “문서유출 사건으로 변질이 됐고 국정농단사태는 다 물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래서 그때 당시에 검찰이 제대로 바로 서서 정말 원칙대로 수사를 제대로 하는 척이라도 했다면 대한민국이 과연 이런 지경까지 되었을까, 또 우리 대통령께서도 이렇게 불행한 상황까지 봉착을 했게 됐을까 탄핵이라는, 참 아쉽다”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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