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평우 변호사를 바라보면서 박 대통령의 내면세계를 읽다

 

[트루스토리]  김평우 변호사의 ‘외침’은 그저 외침일 뿐이었다. 시대상황을 읽지 못한 ‘나이 드신’ 변호사의 마지막 저항이었다. 변호인이 하대를 받는 시대의 풍경도 아니었다. 작금의 세월은 그저 탁류의 계절일 뿐이었다.

20일은 어쩌면 국정농단 세력들에겐 잔인한 날이었을지 모른다. 박근혜 대통령 대리인단 측의 변론요청도, 올해 72살 김평우 변호사의 ‘몸부림’에 가까운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칙’과 ‘법’을 무시한 박 대통령 측과 대통령 변호인단 측에 ‘원칙’으로 맞대응했다. 여러 가지 정황상, 3월 13일 이전에 재판을 끝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국정농단으로 망가진 대한민국을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바로 세우겠다는 ‘나이 드신’ 어른들의 외침이었다. 박근혜-최순실-우병우-김기춘 등은 ‘국정’을 좌지우지 하면서 민의를 짓밟았다.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 탄핵 재판 속에서 끝까지 국정농단을 이어갔다. 그 한 가운데에는 김평우 변호사가 있었다.

이날 대리인은 고성을 지르고 소동을 부렸다. 위협적인 공포사격과도 같았다는 한 기자의 증언만큼 확실한 비유가 또 있을까. 또한 만약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재판관이었어도 김평우 변호사는 그렇게 허섭스레기 수준의 행동을 선보였을까.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 김평우 변호사는 이정미 재판관에게 “그럴거면 왜 헌법재판관씩이나 하느냐”며 비아냥거리고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 일부 보수언론들은 김평우 변호사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설전’이라고 묘사하고 있지만 상당수 언론들은 ‘난동’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중도 성향의 언론들마저 ‘막 나가나는 대리인단’이라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재판관을 무시하는 듯한 언사도 서슴지 않았던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날 15차 변론에선 대한변호사협회장을 지낸 김평우 변호사가 작심하고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에게 대들었다. 마침내 그 세력들은 자기 자신을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고, 폐쇄된 공간에서 자신을 유폐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은 그런 수준의 변호인을 새로 합류시킨 것이다. 정상적인 사람들이 자신과 손을 잡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사람들과 손을 잡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과 조롱과 냉소는 그래서 나온다.

이날 새로 변호인단에 합류한 김평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느닷없이 재판 도중 “당뇨와 어지럼증이 있다”고 자신의 고통을 호소했다. 이 단계로부터 사실 두드러지는 것은, ‘재판 자체’가 이미 패배주의적으로 흐르고 있음을, 그리고 그 끝이 그들에겐 또 다른 농단으로 다가온다는 허무의식이기도 하다.

김평우 변호사는 그래서 더욱 더 고집을 피웠다. 권한대행이 “이것으로 오늘 변론절차를 마치겠다”고 말하기가 무섭게,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는 손을 번쩍 들고서는 “내가 준비한 게 있으니 이야길 좀 해야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이러한 진술은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헌재는 더욱 강경해졌다. 재판부에 삿대질을 하는 일련의 그림. 대중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까. 여전히 그들의 이러한 행동은 ‘선’이고 이를 비판하는 언론과 국민은 ‘종북’이고 ‘좌파’이고 ‘빨갱이’일까. 김평우 변호사를 바라보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내면세계가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정답은 이미 보인다. 김평우 변호사는 이번 재판의 무의미함을 빨리 자각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국민의 공통된 충고다.

최봉석 발행인 겸 대표기자

사진 = 김평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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