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박근혜 찬양가 부르며 박근혜 사수대 역할에 나선 정미홍의 내일은?

 

[트루스토리] 김수정 기자 =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는 탄핵 하루 전인 지난 9일 꽤나 바빴다. 아니, 평소에도 정미홍 전 아나운서는 바쁘다. 비록 체계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녀의 주장을 빌리자면 ‘좌파’ ‘종북’ ‘빨갱이’와의 싸움을 전개 중이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그러나 거칠은 낱말들로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고 질타를 가하고 있다.

전날. 정미홍은 트위터에서 ‘글’로 싸웠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피아’를 구분한 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타이틀로 열심히 싸웠다. 지난달, 정미홍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는 그렇게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마치 90년대 청년학생들이 거리에 나가 투석전을 하듯, 열심히 적들과 전투를 전개했다.

그 대상은 언론도 포함됐다. 마이너 언론들도 분명 기사를 작성하고 있지만 메이저 언론사로 분류되는 중앙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를 거론하며 해당 언론사 기자들이 자신의 페북에 올린 글을 퍼날라 ‘받아쓰기’ 기사를 작성하면 ‘부끄러운 줄 알아라’로 조롱했고, 이러한 글은 또다시 공격의 대상이 됐다. 사무실에 욕설, 협박 전화가 쏟아진다고, 쳐들어 온다는 자들이 있다며 반대세력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기도 했고, ‘탄핵이 인용되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발언이 이슈가 되자 이에 대해서도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정미홍의 주가를 과연 높일 수 있는지, 혹은 내일 탄핵 심판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이미 알고 있다.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을. 외견상 ‘평론’도 아니고 외견상 ‘고집’도 아니고, 또 누군가의 ‘청탁’에 따른 글도 아닌, 그저 ‘검색어’에 등극하기 때문에 말 그래도 핫이슈 메이커에 불과하다는 것을.

물론 이러한 객관적 사실을 정미홍 자신도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정미홍은 어느 순간 본분을 넘어섰다. 그리고 그들의 진영 논리로 봤을 때 ‘투사’가 됐다. 진짜 ‘민주투사’가 이를 바라보면 코웃음을 칠 일이지만,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본다면 정미홍은 탄핵 반대 그룹에서는 ‘전사이자 투사’이다. 부인할 수는 없다. 부실하기 그지없어도 그녀는 분명 뭔가를 쟁취하기 위해 온라인 혹은 오프라인에 뛰어든 ‘투쟁꾼’이다.

그녀가 이런 발걸음을 내딛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그녀가 과거 한 언론을 통해 언급했던 것처럼, ‘종북세력과의 전쟁’ 때문이다. 박근혜와 최순실 일당이 저지른 ‘반민족적’ ‘반애국적’ ‘반통일적’ ‘반시대적’ ‘반국가적’ 행동에는 철저히 눈을 감고, 때문에 진실을 공부하지 않은 흠결이 처처에 드러나지만, 정미홍은 분별없이 이것저것 주워 담은 것처럼 빈약한 논리로 정치되지 못한 표현을 통해 ‘종북세력과’ 전쟁에 나섰다.

그런 정미홍의 옹고집도 내일 박근혜 대통령과 운명을 같이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정미홍은 박근혜처럼 ‘기각’이 되길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그러한 그녀의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의 표현대로 자신을 친박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려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정미홍이 목에 힘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또한 최순실처럼 박 대통령과 그녀 역시 공생적 운명을 지녔다고 믿고 있는 것 아니냐는 누리꾼들의 비판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다.

대낮에도 캄캄한 산숲에 덮여있는 정미홍은 분명 내일도 온라인에서 전투를 벌일 것이다. 그리고 지지자들은 그런 그에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꽤나 어지럽던 마지막의 하루가 끝났다. 정미홍은 또 어떤 글로 하루를 마무리할까. 그리고 언제까지 어둠을 어둠이 아닌 ‘빛’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정미홍 사진 = 트루스토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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