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신 온통 너덜너덜…박근혜 비일상적 화법 즐기더니

 

[트루스토리] 박근혜라는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여성 유권자들은 굉장히 즐거워했다. 비단 경상도 사람 뿐 아니라 호남에 거주하는 나이 좀 있는 여성분들도 ‘이제는 한번쯤 여성 대통령이 나와야지’라며 소중한 한 표를 박근혜에게 행사했다.

그땐 정말 몰랐을 것이다. 박근혜라는 인물이 얼마나 형편없는 정치인이었는지, 비선실세인 최순실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꼭두각시였는지를 말이다.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으로 묘사됐던 어머니 육영수 여사를 상상하며 사람들은 고민조차 하지 않고 박근혜를 지지했다.

박근혜의 바로 곁에서 박근혜를 지켜보던 최측근들도 박근혜의 숨은 실체를 몰랐을 정도인데, 박근혜를 단순히 거짓된 언론과 가식적 미디어를 통해 지켜보며 좋아하고 박수치던 유권자들이 박근혜의 진면모를 안다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박근혜가 전직 대통령이 됐다. 부끄럽고 쪽팔린 일이다. 국정농단에 직접 관여한 박근혜 개인 스스로 입장에서 보자면, 그리고 지금까지 박근혜가 선보인 태도 등을 비춰보면 전혀 부끄럽고 쪽팔리다라고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만, 국민의 입장에선 박근혜가 19년 정치역정에 오욕의 마침표를 찍은 작금의 현실이 무척이나 부끄럽고 쪽팔리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들의 진영 논리대로 국정농단은 ‘상상력’이 아니라 ‘팩트’였다. 국민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최순실을 위한, 정유라를 위한 정부였고, 삼성을 위한 정부였다. 김기춘, 우병우, 황교안을 위한 정부였다. 앞으로 이런 허섭스레기 정부가 또 탄생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생길 정도로 그들이 보여준 건 좋은 유전인자를 지닌 사람들의 집합체가 아니었다. 실로 그들에게만 ‘경이로운 시대’였다.

국민이 숨돌릴 틈도 없이 빠르게 생존을 위해 생존 투쟁을 전개할 때, 그들은 천문학적인 뇌물을 받아가며 퇴임 이후를 생각했고, 국민이 죽어갈 때 ‘수상한 행동’을 한 것도 모자라, 죽어간 국민의 가족들을 빨갱이 종북세력 취급했다. 일말의 두려움과 불안조차 느끼지 못하며 당당하게 국정을 농단했고, 국정농단이 주는 편리함에 길들여진 채 그들은 제2의 박근혜 정권을 꿈꾸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국민과 전쟁을 수시로 선포해왔다.

하지만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는 법이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민주화를 역행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답게, 박근혜는 아버지 보다 더 심각한 역사적 오류를 저질렀다. 최순실의 손짓 발짓에 따라 대통령 흉내를 냈지만 그녀는 대통령이 결코 아니었다.

‘선거의 여왕’으로 수구언론과 보수지역 주민들이 찬사를 받았지만 이 또한 그녀의 정치적 역량 때문이 아니라 가짜폰 뒤에 숨은 ‘못된 아줌마’ 최순실의 지략이었다. 그리고 그런 박근혜는 정신이 온통 너덜너덜해진 채, 국민을 진보와 보수로 극명하게 갈라놓으며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불통과 편가르기 리더십, 비일상적 화법을 즐기더니 결국 국가를 분열시키고 이제는 혹자의 표현대로 컴백홈을 외치고 있다. 34년 만에 청와대에 복귀했던 박근혜. 그녀는 4년 만에 국민으로부터 쫓겨났다. 분명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촉수를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었을텐데, 박근혜는 그런 촉수조차 없었던 셈이다.

박근혜의 미래가 궁금하다. 탄핵된 한 민간인 여성에 대한 인간적인 궁금증 보다는 정치적으로 궁금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자면 헌재 결정에 승복 선언할 위인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수개월 간 탄핵정국에서 국정은 마비됐고, 국론은 분열되는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 헌재는 국민의 탄핵에 이유 있음과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책임을 묻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그 결과에 국민 모두는 승복해야 하고, 박근혜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박근혜 곁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이 없다. 김기춘 또한 없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 박근혜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이재만·안봉근·정호성)’을 아우르는 4인방 역시 없다. 박근혜는 혼자서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국민이 묻는 질문이다.

최봉석 발행인 겸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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