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토리] 이승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를 나오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는다”며 사실상의 헌재 판결에 대한 불복을 선언했고 곧장 최경환‧윤상현‧조원진‧김진태‧민경욱 등 ‘친박 핵심’ 8인이 비공식 보좌진을 구성하면서 ‘불복 사저 정치’에도 돌입했다.

피의자 박근혜가 법적 책임을 다하기는커녕, 오히려 정치적 행보에 나서자 비판 여론이 들끓었으나 SBS‧JTBC만 이를 비판했다. 타사는 모두 정치권 반응을 기계적 중립으로 나열했고 심지어 “사저가 춥고 대통령 본인도 다리를 다치셔서 불편해하신다”는 ‘박근혜 근황’을 타전했다.

특히 MBC는 보좌 라인을 구축한 ‘친박’의 입장만 일방적으로 전달하면서 ‘핵심 측근 이정현’의 근황까지 보도했고 또 ‘박근혜의 눈물’로 동정을 호소했다.

14일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이 지난 13일 방송분을 모니터한 내용에 따르면 국정농단 사범 박근혜의 파면 이후 MBC의 태도는 일관적이라는 지적이다. 파면이 결정된 10일부터 12일까지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박근혜를 비호하는 보도를 냈다.

10일, 친박 집회를 찬양한 <보수세력 결집…태극기 집회 ‘새 바람’>(3/10), 11일 박근혜가 헌재 최종 선고를 반박한 것처럼 보도한 <"억울하다" VS “믿을 수 없다”>(3/11), 12일 박근혜의 정치 역정을 칭송한 <외교·안보 집중‥미완의 4년>(3/12) 등이 대표적인 보도들이다.

민언련에 따르면 13일에도 MBC의 ‘친박 보도’는 이어졌다. 눈물을 흘리고 다리를 다친 박근혜의 근황을 전하며 동정 여론을 자극하는 보도, ‘불복 여론전’을 위해 보좌진을 꾸린 ‘친박’을 대변하는 보도가 돋보인다.

MBC <사저 앞 ‘지지 집회’…“몸 안 좋은 듯”>(3/13)은 제목에서도 예상할 수 있듯이, “사저 앞에 모여 애국가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간 사저 앞 ‘친박 집회’와 “대통령께서는 다리를 조금 다치셨어요. 발목을. 그래서 조금 힘들어 하시고… 생각보다는 차분하게 잘 대응하고 계신 것 같다”는 조원진 자유한국당 의원의 전언을 전한 ‘근황 보도’이다. 김준형 기자는 “거실이 춥다, 박 전 대통령이 몸이 좋지 않은 것 같다”는 소식도 덧붙였다.

이런 식으로 동정 여론을 부추기는 보도는 또 있다.

민언련 모니터에 따르면 MBC <애써 웃어 보였지만…끝내 눈물>(3/13) 역시 제목에서 노골적으로 ‘박근혜의 눈물’을 강조하고 있다. 배현진 앵커는 사저 복귀 당시 박근혜가 “환한 미소로 손 인사를 건넸지만 차마 눈물까지 감추지는 못했”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리포트는 전날(12일) 사저 복귀 장면을 다시 보여주면서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을 뜨겁게 맞았”고, “차량 안에서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던 박 전 대통령은 차에서 내리면서는 예상보다 환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고 전했다. “감정이 복받쳐 오른 듯 언뜻언뜻 눈물을 숨기지 못했습니다” “사저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 눈물이 쏟아져 화장이 지워졌다” 등 낯뜨거운 ‘눈물 보도’가 이어졌다.

민언련은 특히 “MBC는 ‘사저 정치’를 대리하기 위해 보좌진을 자청한 ‘친박’의 행보도 충실히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에 따르면 MBC <진용 갖춘 ‘친박계’…탄핵 반대 세력화?>(3/13)는 ‘친박계 핵심들’이 “역할까지 분담해 사실상의 ‘참모 진용’을 구축”했다면서 “서청원·최경환 의원이 총괄, 윤상현·조원진·이우현 의원이 정무 역할을, 김진태·박대출 의원이 각각 법률과 수행을 맡았다”고 전했다.

여기다 “박 전 대통령을 돕기 위한 순수한 지원”이라며 ‘사저 정치’에 선을 그은 ‘친박계’ 입장도 덧붙였고 박 전 대통령이 비상 당권을 갖고 있던 시절 만든 ‘새누리당’이라는 당명을 확보한 탄핵반대 단체의 독자 창당 움직임도 주목했습니다.

이날 ‘친박’의 움직임에 야권은 물론 자유한국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지만 MBC는 단 한 마디도 인용하지 않았다. 다만 ‘정치적 위기에 몰린 친박계가, 사저로 돌아온 박 전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재기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만 덧붙였을 뿐이라고 민언련은 꼬집었다.

도움말 =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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