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디센터, ‘대안 아닌 기본’ 상반기 프로그램 선보여
‘n개의 방과후프로젝트’ 일일직업체험,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 지구시민행사 등
삶의 기본기를 익히고 세상을 살피는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광주 = 트루스토리] 이민호 기자 = 청소년이 자신의 삶과 세상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내주기 위해 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광주광역시 청소년삶디자인센터(이하 ‘삶디’, 동구 황금동 옛 학생회관 자리)가 상반기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올해부터 고등학교 방과후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이 완전 자율화됨에 따라 삶디는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n개의 방과후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삶디는 우리의 식생활을 탐구하는 ‘400리 식탁’과 버려진 가구를 업사이클링하는 ‘쓸모를 만드는 나무’를 4월부터 6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에 연다.

또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일일직업체험’에서는 표현안무, 놀이기획, 비보잉, 뮤지컬, 직조, 목공, 요리, 베이킹, 바느질, 사진, 영상프로덕션, 독립출판, 힙합, 음악프로덕션, 보컬, 비트박스, 아카펠라 등 17개의 일거리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150분간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다. 더불어 학교 교육과정의 일부를 삶디의 공간과 장비, 전문인력 등과 연계해 운영해보고 싶은 교사를 지원하는 ‘스페이스 삶디’도 진행한다.

그리고 삶디는 새 단골손님을 찾고 옛 단골손님을 초대하고자 ‘청소년운영위원회 : 삶디씨’와 ‘옛 학생회관 이용자 릴레이 인터뷰 : 삶디클래식’도 꾸린다. 삶디 공간과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또한 팝업 레스토랑 운영, 텃밭 작물과 지렁이 기르기, 독립출판 등을 해보는 ‘삶디씨’에서 11살부터 24살까지의 청소년 13명이 활동 중이다.

또한 학생회관을 이용했고 추억하는 이들의 이야기와 관련 물건 등을 모으는 릴레이 인터뷰를 하고 연말에는 그들을 초대해 전시를 열고자 한다. 삶디는 1967년에 개관하고 2012년경 이전한 학생회관을 리모델링했다.

삶디는 청소년특화시설이지만 청소년만 모이는 곳이 아니라 하나의 마을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생활의 기본기를 익히고 어울려 사는 것의 의미를 몸소 깨달을 수 있도록 공간과 프로그램을 구성하고자 한다.

이에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을 ‘손쓰는 날’로 이름 붙여 필요한 것을 손수 만들고 쓰던 물건을 직접 고칠 수 있도록 ‘생활목공방’과 ‘살림공방’을 연다. 단 각 공방은 기초교육을 받은 후에 쓸 수 있다.

차곡차곡 생활의 기술을 배워보는 일상디자인클래스 ‘날로달로’도 4월부터 5월까지 이어지는데 재활용하고 싶은 소재를 찾아 패션 소품 만들기, 나만의 이야기로 책 만들기, 자투리 목재로 작은 생활용품 만들기, 몸의 리듬을 깨우는 젬베 연주하기 등으로 꾸려진다. ‘손쓰는 날’과 ‘날로달로’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그리고 소리작업장에서는 독특한 자기 색깔을 지닌 음악을 하고 싶은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삶디 레이블’, 녹음스튜디오를 이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나도 레코딩’도 준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아리 등 다양한 청소년 소모임에 활동 공간을 지원하는 ‘청소년 소모임 공간 지원사업’도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모두의 점심’도 목요일마다 이어지고 있다. 집 반찬 하나씩 들고와 ‘모두의 부엌’에 모여 점심을 나눠먹는 밥상공동체를 경험한다면 나의 이웃이 얼마나 소중하고 내 몸을 위한 먹을거리가 무엇인지 절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삶디는 자연의 흐름과 농사, 제철 먹을거리, 그에 따라 생겨난 절기 문화를 이어가는 마을이고자 텃밭을 가꾸며 ‘달달 무슨 달’이라는 절기 행사를 열고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을 준비하고 있다.

‘삶디텃밭’에서는 다음달 19일에 한 해 농사 시작을 알리는 ‘시농제’를 연다. 여기서 키운 작물들은 이웃과 나누고 ‘모두의 점심’과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의 요리 재료로 쓰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식당’에서는 4월부터 8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에 만나 텃밭에서 직접 키운 식재료로 건강한 요리를 만들며 지속가능한 먹을거리에 대해 공부할 청소년 셰프(14~24세)를 3월 말까지 모집한다.

‘지구시민’으로서의 나를 생각하는 시간도 있다. 3월 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4월 16일 ‘세월호 침몰’, 5월 18일 ‘518 민주화운동’을 잊지 않고 행동하기 위해 삶디는 전시 · 이야기마당 · 공동체 상영 및 워크숍 등을 열어 ‘지구시민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지구시민 친구추천’이라는 이름으로 라오스, 인도의 마을공동체에서 뜻을 품고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3월 30일부터 5월 11일 사이 격주 목요일에는 공동체 상영회를 통해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위켄즈’, ‘야근 대신 뜨개질’, ‘나, 다니엘 브레이크’ 4편을 보고 위 영화와‘성장과 돌봄, 사회와 시민, 노동의 종말과 시민배당’을 주제로 한 하자센터 ‘자공공아카데미’ 라운드테이블을 2층 열린책방에서 온라인 중계한다.

삶디는 팍팍한 세상과 답 없는 일상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한다고들 하지만 ‘대안’은 곧 ‘기본’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그러한 기본을 다시 생각하고 되찾고자 하는 청소년과 시민들이 모여 만나고 교류하며 서로 배우고 성숙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오후 5시에 사전예약제를 통해 정기투어를 운영하며 대관은 이메일과 전화로 2주 전에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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