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재민 전 사무관 [사진=유튜브 캡처]

[뉴스퀘스트] 박민석기자=청와대와 정부가 적자국채 발행에 압력을 행사하고 민간기업 KT&G 사장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등의 폭로를 했던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기고 잠적한지 반나절 만에 관악구 한 모텔에서 발견됐다. 신 전 사무관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3일 오전 경찰에 따르면 관악경찰서는 이날 7시께 한 친구에게 '가는길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네'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뒤 잠적했다. 문자에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관악구 원룸의 주소와 비밀번호까지 기재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신 전 사무관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고시원에서 3장짜리 유서와 휴대전화를 발견했다. 휴대전화는 신 전 사무관 명의가 아니라 그가 전날 만난 대학 선배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수색이 이뤄지는 가운데 오전 11시19분 신 전 사무관의 모교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에는 그가 쓴 글로 추정되는 글이 올라왔다.

'마지막 글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의 작성자는 '신재민2'로 그는 모텔에서 해당 글을 쓴다고 밝히면서 "아버지 어머니 정말 사랑하고 죄송하다. 그래도 전 잘한 것 같다"고 적었다.

이어 "내부 고발을 인정해주고 당연시 여기는 문화와 비상식적인 정책결정을 하지 않고 정책결정과정을 국민들에게 최대한 공개하는 문화" 등을 언급했다.

글쓴이는 "그냥 나라가 좀 더 좋아지길 바랐을 뿐"이었다며 자신이 현재 계속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수색을 계속하던 경찰은 이날 낮 12시40분께 관악구의 한 모텔에서 신 전 사무관을 발견했다. 그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안정을 취하게 하려고 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국채발행 압력에 차영환 청와대 비서관(현재 국무조정실 2차장)이 직접 개입했다고 실명을 거론하면서, 야당이 기획재정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하는 등 신 전 사무관의 폭로사태가 일파만파 커지는 상황이다.

또 기재부는 신재민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2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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