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 등과 관련해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21일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건 등과 관련해 해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YTN 방송화면 캡쳐]

[뉴스퀘스트=이지현 기자] 최근 심석희 선수의 폭로로 촉발된 대한민국 빙상계 각종 비위사건의 중심에 선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전 교수는 2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석희 선수와 관련된 성폭행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조재점 코치의 폭행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심석희에게 미안하고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전 교수는 이날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늦게나마 국민께 참회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기자회견을 하기까지 인내와 용기가 필요했다. 빙상의 적폐로 지목된 제가 국민께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었지만,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것 같았다”고 말을 시작했다.

그는 “특정 의도를 지닌 사람들과 일부 언론 매체들이 나에 관해 보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나 개인뿐만 아니라 열심히 일한 선수들과 지도자, 빙상인들에게 누가 될 것이라 생각해 용기를 내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또한 오전에 빙상이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보도를 보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종 의혹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심 선수에 대한 성폭행 관련 은폐의혹을 묻는 질문에 “성폭력 관련해서 전부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젊은빙상연대 측의 성폭력 관련 폭로에 대해 “그 사람들이 진심으로 빙상 발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그 단체가 어떤 구성으로 돼 있고 어떤 사람들인지 여러분들이 취재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체대 교수직 사퇴와 관련된 물음에는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전 교수는 ‘조 전 코치의 탄원서를 받아 오라’는 내용의 녹취록에 대해 “조재범 전 코치가 구속되기 전 나에게 ‘젊은빙상인연대의 어떤 사람이 전명규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주면 합의서를 써 주겠다고 얘기했다’고 했다”면서 “녹취에 나온 여러 가지 과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상황이 발생하기 전 조재범이 구속됐다는 상황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다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녹취를 한 사람은 나에게 녹취 사실을 알리지 않고 그 내용을 젊은빙상인연대에 전달했다”면서 “전체적인 내용을 보지 않으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표현에서 과한 부분이 있는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또 같은날 젊은빙상연대 측이 주장한 ‘다른 코치들의 성폭력’과 관련된 폭로에 대해 “그 내용을 정확히 모른다”면서 “관련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다고 들었다. 말 꺼내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전 교수는 기자회견 끝 무렵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조재범 전 코치를 살려주겠다고 말한 건 사실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회장님이 보고를 잘못 받은 것 같다. 개의치 말고 경기에 전념하라고 얘기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젊은빙상연대와 손혜원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빙상계 추가 성폭력 사례 공개와 함께 전 교수가 해당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번 사태와 관련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등 임원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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