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충격 대응력 높이는 방향으로...중앙은행 입장에서도 통화정책 운영 큰 변화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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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박민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글로벌 교역의 연계성(국제협력)이 위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경제 구조개혁과 노동시장 관련 제도 개선, 국제협력 등의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소공로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 개회사에서 "최근 들어서는 무역분쟁의 영향까지 가세하면서 글로벌 연계성의 확장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먼저 이 총재는 "해외충격에 대한 국내경제의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며 "구조개혁을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성장잠재력과 일자리 창출 능력을 높이고 경제의 체질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시경제정책의 적절한 운영을 통해 국내경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도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1990년대 이후 글로벌 연계성이 확대되면서 각국 경제에 대한 해외요인의 영향력이 매우 커지면서 상호의존도가 높아진 반면 국내경제는 약화된 측면이 있어서다.

[사진=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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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글로벌 연계성 확대로 통화정책 운영여건이나 파급영향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 만큼 통화정책 운영에 개선사항이 없는지 살펴보고 새로운 정책수단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글로벌 연계성 확대 과정에서 성장의 혜택도 균등하게 배분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이 총재는 "경쟁에 뒤쳐진 사람들을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비교열위 분야의 노동자들이 경쟁력 있는 분야로 원활하게 재배치될 수 있도록 노동시장 관련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경쟁과 혁신을 통한 성장동력 창출이 저해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새로운 승자들이 계속해서 길러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 총재는 "글로벌 연계성은 이미 상품 뿐 아니라 아이디어, 지식 그리고 혁신이 교류·전파되는 중요한 통로가 되었다"며 "이러한 통로가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인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세계는 무역분쟁의 해법을 조속히 찾아내야 할 것"일고 했다.

또한 "선진국과 신흥국은 G20 등 국제협력체제를 통해 세계경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글로벌 정책공조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을 통해 글로벌 연계성이 보다 공정하고 안전하면서 포용적인 방향으로 확대 발전될 수 있도록 모두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카르멘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찰스 엥겔 위스콘신대 교수 등 국제 석학이 기조연설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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