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통령기록관]
지난 1998년 김대중 대통령 취임식 당시 이희호 여사. [사진=대통령기록관]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별세했다. 향년 97세.

김대중평화센터는 10일 밤 “이 여사가 오늘 오후 11시 37분 소천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주말 위독설이 돌기도 했다. 이 여사는 97세의 고령의 나이에 최근 지병이던 간암이 악화돼 결국 숨을 거뒀다.

이 여사는 생전 우리나라 1세대 페미니스트이자 여성운동가로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다.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여사는 이화여대와 서울대를 졸업한 후 미국 스카릿대학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를 취득했다.

귀국 후 여성운동가로 활동하던 그는 1962년 당시 야당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이 여사의 인생은 김 전 대통령과의 결혼으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정부시절이던 1973년 우리나라 정보기관 요원 5명에게 납치돼 수장되기 직전 극적으로 구출되고, 전두환 신군부시절 내란 음모사건 등 군사정권 아래서 숱한 고난을 겪을 때 바로 곁에서 그 고통을 함께 했다.

이 여사는 또 김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퍼스트레이디’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2000년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당시 우리나라 ‘퍼스트레이디’로는 처음 북한 평양 땅을 밟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여사는 또 김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어린이와 여성문제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활동했으며, 여성부(현 여성가족부) 출범에도 큰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여사님은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의 배우자, 영부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1세대 여성운동가"라면서 "대한여자청년단, 여성문제연구원 등을 창설해 활동하셨고, YWCA 총무로 여성운동에 헌신하셨다. 민주화운동에 함께 하셨을 뿐 아니라 김대중 정부의 여성부 설치에도 많은 역할을 하셨다"며 이 여사를 기렸다.  

이 여사는 특히 여성들의 인권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전 대통령 생전 자택에 ‘김대중, 이희호’가 적힌 문패를 걸어 당시 상당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은 종교는 기독교이나 남편 김 전 대통령의 종교는 카톨릭로 각자의 신앙을 존중하며 서로의 종교에 대해 인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편, 이 여사의 빈소는 서울 신촌 신촌세브란스병원 특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이다. 장지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으로 남편 김 전 대통령의 곁에 영면하게 된다.

이 여사의 장례는 유가족 측의 의사에 따라 사회장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며 장상 전 국무총리서리와 권노갑 민주평화당 고문이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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