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응백 문화에디터
하응백 문화에디터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종원이 대박을 터뜨렸다.

6월 22일 방송한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백종원의 쿠킹로그'가 5일 만에 조회수 187만 회를 기록하며 폭발적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이어 방송한 2편도 이틀 만(6월 27일 오전 10시 기준)에 97만회를 넘어섰다.

방송을 보면 백종원은 ‘양파 농가를 응원합니다!’를 앞세우고 있다. 백종원이 이런 방송을 하는 배경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양파 농사가 올해 대풍을 이루어 본격적인 양파 출하가 시작되자 가격이 폭락했다.

당연히 양파 재배 농민들은 생산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출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백종원이 시기적절하게 그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양파 소비에 앞장선 것이다.

그의 방송을 주의깊게 보면 철저히 계산된 전략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그는 15㎏ 짜리 대형 양파망에 담긴 양파를 전면에 배치해 양파 손질과 보관법을 매우 친절하고 재미있게 알려준다. 

그의 방송을 따라가 보면, 양파는 몸에 좋다, 국물 내기도 좋다, 그런데 지금 싸다, 그러니 사재기를 하자, 하지만 사재기를 해서 사두면 양파는 금방 썩는다, 때문에 썩지 않도록 보관하고 요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이런 내용이다. 대량 소비를 유도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서두에서 “양파 농가에 에너지를 팍!”이라는 멘트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 방송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무엇일가? 그건 많은 국민들의 의식 저편에 양파 농가를 돕겠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실용적인 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백종원은 바로 그 버튼을 확실하게 눌렀다.

백종원이 사업가이든, 요리연구가이든, 유명 방송인이든 이런 것은 큰 상관이 없다. 시기적절하게 자신의 유명세를 충분히 활용하여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매우 유의미한 방송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백종원에게 감사패를 넘어 마음의 훈장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다.

백종원의 유튜브에는 댓글도 많이 달렸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대규모로 양파농가를 운영하시는 아버지의 큰 아들입니다. ㅠㅠ 아버지께서 정말 힘드시게 농사 지어도 한 망에 4000, 5000원 받으시는데 이것도 잘 받는 편이랍니다. 적자를 보시는 중이라 ㅠㅠ 여러분들 양파 많이 사주세요ㅠㅠ 대학생에 입학할 저를 위해서 부모님께서 열심히 농사짓는 것 같아 공부도 안 잡혀 일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엄마아빠 꼭 내가 등록금 싼 국립대학가서 장학금 받고 다닐게요.”

어려울 때는 상부상조하는 것이 우리의 전통적인 정서다. 그 전통적인 정서의 한 복판에 이번 백종원의 방송이 있는 것이다.

많이 생산된 양파를 보내고 싶은 곳이 있다. 바로 국회다. 국회의원 300분들에게 매일 아침마다 하나씩 건강에 좋은 양파를 드시라고 권하고 싶다. 요리하지 말고 꼭 생양파를 드시기를 바란다. 기호에 따라 된장이나 고추장이나 춘장에 찍어 드셔도 좋다. 반드시 생양파를 드시면서 눈물을 줄줄 흘리시기 바란다.

그리고 그 눈물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시기를 바란다.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들의 밥그릇이 아닌 국민들의 밥그릇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시기를 바란다. 개점휴업에 세비만 챙기는 분들이니, 식탐을 발휘해 생양파를 여러 개 드셔도 좋다. 그리하여 눈물을 좀 더 많이 흘리셔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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