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기 낚시는 더위와의 싸움이다. 우산 모자를 쓰고 더위를 피하는 꾼.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 낚시는 더위와의 싸움이다. 우산 모자를 쓰고 더위를 피하는 꾼.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뉴스퀘스트=하응백 문화에디터 ] 백조기 낚시는 남해와 서해에서 이루어진다.

남해의 백조기 낚시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지만, 한 여름 서해의 백조기 낚시는 충남 서해안에서 7, 8, 9월에 집중적으로 행해진다.

한 여름에 접어들면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우럭이나 광어의 조황이 좋지 않다. 9월 주꾸미 낚시가 시작되기 전, 상당한 조과를 보장해주는 백조기 낚시가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백조기 낚시의 출조지는 주로 충남 해안의 항구다. 오천항, 홍원항, 대천항, 무창포항 등지에서 주로 출조한다. 항구에서 1시간 이내의 거리에서 주로 낚시하고, 낚시 방법이 어렵지 않기에 조금만 요령을 익히면 누구라도 잡을 수 있는 대중적인 낚시이기도 하다.

낚시 장비는 광어 다운샷 장비나 참돔 타이라바 낚시 장비를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과거에는 100호 봉돌을 달고 우럭 채비를 사용했지만, 2010년대 이후 주로 봉돌 40호를 달고 하는 다운샷 낚시채비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법이 보편화되었다.

이렇게 하면 훨씬 손맛을 즐길 수 있는 다이내믹한 낚시가 되기 때문이다.

미끼는 주로 갯지렁이를 사용한다. 인조지렁이를 사용해 보았지만 조과가 떨어지고, 크릴새우를 사용해도 입질이 들어오지만, 전성기 때는 매번 갈아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번거롭다.

채비는 바늘 두 개가 달린 편대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바늘은 18호에서 20호 정도를 사용한다. 밑걸림이 생기면 바늘만 떨어져 나가는 경우가 많아, 우럭낚시처럼 여분의 바늘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루 낚시에 채비 3, 4개, 봉돌 5개, 바늘 10개 정도면 충분하다. 사리물 때 보다는 조금 물때에 조과가 훨씬 좋다.

오천항 밥말리호, 커피 머신까지 구비한 바다의 카페.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오천항 밥말리호, 커피 머신까지 구비한 바다의 카페.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7월 6일(11물), 오천항 밥말리호에서 백조기 탐사 낚시를 한다기에 동참하기로 했다. 출발할 때가 만조였는데, 항구 주차장 바로 아래까지 물이 들어찼다.

같은 사리라고 해도 물이 많을 때가 있고, 사리가 지나고 더 물이 많아질 때가 있는 데 이 날이 바로 그런 날이었다. 항구를 지나면서 보니 일부 저지대에 주차한 자동차 몇 대에는 바퀴의 반 정도까지 물이 차 있다.

사리 때 주차할 때는 저지대를 피해야 하는 것이다. 뭐 이런 생각은 바로 사라지고, 오늘 낚시는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리 때는 물이 많이 흐르고 탁물이 져서 백조기 낚시는 잘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또 아직은 7월 초라 시기적으로도 백조기 낚시가 이르다. 오늘은 탐사낚시니, 백조기가 충남 해안에 입성했는지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씨알좋은 백조기.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씨알좋은 백조기.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는 보구치라도도 한다. 조기와 사촌이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어종 중에 조기와 사촌인 어종은 백조기와 부세와 수조기가 있다.

조기는 배가 노랗고 머리 뒤쪽에 별 모양의 표시가 있어 가장 쉽게 알 수 있다. 1960년대까지 엄청나게 잡히던 조기는 이제 귀하신 몸이 되었고, 대신 부세조기가 최근에는 ‘보리굴비’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음식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 부세조기의 원산지는 중국으로 중국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이 조기를 좋아하는 이상으로 부세조기를 좋아하기에, 1990년대 중반부터 양식에 성공하여, 대량으로 양식을 하여 중국 국내 수요를 충당하고 우리나라에도 수출한다.

이 중국산 양식 부세조기를 법성포 등지에서 굴비로 가공, 전국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중국산 부세조기로 만든 굴비도 먹어보면 상당히 맛있다. 부세조기는 우리나라 연안에서 낚시로도 가끔 잡힌다.

한여름 백조기 낚시를 하다보면 바닥이 험한 지형에서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50cm를 넘어서는 대형종도 있기에 부세를 한 마리 걸면 드래그를 풀어놓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 손맛은 같은 크기의 농어나 민어 보다 오히려 좋다.

부세조기의 경우 그 회 맛은 가히 일품이다. 부세회를 먹어보지 못한 자는 회의 참맛을 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부세회를 파는 곳도 없으니 부세회는 오로지 낚시꾼만 먹을 수 있다. 그 맛은 기름지고 고소하고 찰지다.

불행히도 여름에 대량으로 잡을 수 있는 백조기는 회 맛은 거의 없다. 고기가 무르고 싱겁다. 때문에 백조기는 회무침으로 먹기는 해도 회를 선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대신 소금 간을 해서 냉동하거나 좀 말리면 구이나 조림으로 그럴 듯하다.

백조기는 또한 같은 크기의 우럭보다 손맛이 더 좋고 수십 마리를 잡을 수 있기에 두고두고 반찬거리를 장만한다는 취지로 낚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필자가 처음 낚시를 한 90년대 중반에는 무창포(무창포 대광 낚시)에서 한 여름이면 오전 7시부터 12시까지 하는 백조기 낚싯배가 몇 척 있어, 조금 무렵에 그 배를 타면 거의 예외없이 100마리 이상을 잡았었다. 하지만 요즘은 백조기도 자원이 귀해져서 시즌에도 50여 마리를 잡기도 힘들어 졌다.

백조기 편대채비.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 편대채비.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배는 대천 앞바다 등대 있는 쪽에서 낚시를 시작한다. 한두 마리 백조기가 올라온다. 필자에게도 두어 번 입질이 왔지만, 미끼만 따먹고 가버렸다.

바닥이 좀 험해 혹시 부세가 잡힐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갯지렁이를 통째로 달았더니, 끝만 잘라먹고 가버린 것이다. 대신 조금 있다가 우럭이 한 마리 올라온다.

미끼를 다는 방법.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미끼를 다는 방법.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포인트를 옮긴다. 바닥이 완전 뻘이다. 이런 곳이 전형적인 백조기 포인트다. 미끼를 짧게 단다. 갯지렁이를 입으로 꿰어 바늘을 감싸고, 끝을 일 센티 정도 남기면 된다. 그래도 입질이 없다가 드디어 한 마리가 올라온다.

손맛이 그럴 듯하다. 하지만 어렵다.

백조기 낚시가 이렇게 어려운 적은 없었다. 아직 개체수가 없고, 입질이 아주 약았다. 제주 남동쪽의 바다에서 월동을 하고 선발대로 산란을 위해 충남 해안에 도착한 녀석들이니, 약을 수밖에 없겠지, 선발대는 군대로 말하면 수색대나 정찰병이니.

두어 마리 잡고 요령을 터득한다. 봉돌을 바닥에 끌면 약은 입질에 대처할 수가 없고, 바닥을 확인하고, 약 10센티 정도 미세하게 들고 있다가 입질이 화닥닥 오는 순간 살짝 들면서 릴링을 일정한 속도로 하는 것이다. 드래그를 약간 풀어 놓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여 몇 마리를 잡고는 입질이 없다. 물이 가지 않는 것이다. 대신 장대(양태), 두어 마리가 올라온다. 점심을 먹고 여기저기 좀 탐색하다가, 철수를 한다. 백조기 낚시는 대량 포획이 아니면 사실 큰 의미가 없는 낚시다.

민어나 농어처럼 대형종이 아니어서 마릿수로 승부를 보는 낚시기 때문이다. 그래도 충남 연안에 백조기 입성을 확인했고, 또 잡은 몇 마리는 씨알이 커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는 낚시였다.

2019년 기준으로 백조기 낚시는 7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7월 말 조금 무렵부터는 마릿수 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백조기 구이.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 구이. [사진=하응백 문화에디터]

백조기 낚시는 더위와의 싸움이다. 햇볕에 대비하는 여러 방법을 충분히 사용하고, 음료수를 자주 마셔야 한다. 그것만 잘 지키면 좋은 조과를 보장받을 수 있는 낚시다. 특히 입질을 하면 채고, 챈 다음의 릴링, 이런 과정에서 하루 종일 손맛을 충분히 볼 수 있는 재미있는 낚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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