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국제현상설계공모 당선작 공개, '배다리' 형태...보행로 곳곳 테라스·공연장 설치

'백년다리' 조감도. [사진=서울시]
'백년다리' 조감도. [자료=서울시]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오는 2021년까지 한강대교(노들섬~노량진) 상단에 언덕 형태의 공중 보행교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보행교 '백년다리'의 국제현상설계공모 결과 권순엽 에스오에이피(SOAP) 대표의 설계안 '투영된 풍경'(REFLECTIVE SCAPE)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백년다리 당선작은 조선 정조시대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배다리는 정조가 수원 행궁 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들을 이어 만든 사실상 한강 최초의 인도교다.

길이 500m, 폭 10.5m의 보행자 전용교로 보행 공간인 상부 데크는 완만한 언덕 형태의 구조물 8개를 연결함으로써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걷는 듯한 느낌을 냈다. 보행길을 따라 걸으면 눈높이가 시시각각 달라져 주변 경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다는 게 설계자의 설명이다.

상부 데크를 지지하는 하부는 안전 확보를 위해 강관(steel pipe) 트러스 구조로 구성했고, 내진 1등급 기준을 적용했다.

당선작은 또 다리 그 자체가 목적지가 돼 머무를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보행로 곳곳에 목재 데크를 이용한 벤치와 전망 테라스, 야외 공연·전시장, 선베드 등을 배치된다.

'백년다리' 이미지. [사진=서울시]
'백년다리' 이미지. [자료=서울시]

보행교가 아치 형태인 한강대교 사이에 조성되는 만큼 아치가 보이는 구간에는 꽃과 나무를 놓아 구조물을 가리고, 아치 아랫부분의 시야가 열리는 구간에는 테라스를 설치해 한강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보행교 난간은 한강 경관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쉽게 넘어갈 수 없도록 높이 1.4m의 투명 유리로 제작할 예정이다.

한강대교 차로와 보행교 사이에는 미세먼지 흡착과 열섬화 예방 효과가 있는 수직 정원을 설치하고, 보스턴고사리·아이비 같은 공기정화 식물을 심을 예정이다.

보행 데크 바닥에는 작은 조명을 촘촘하게 설치해 '빛의 숲'을 연출할 계획이다. 백년다리와 연결될 노량진 고가차도 일부 구간에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고,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플랫폼도 설치된다.

박선우 심사위원장은 "당선작은 이용자가 시골의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됐다"며 "곡선 디자인이 (아치교인) 한강대교와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부터 진행된 설계안 공모에는 25개국 총 150개 팀(국내 96팀, 해외 54팀)이 참가 등록을 했고, 이 가운데 27팀(국내 15팀, 해외 12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백년다리' 이미지. [자료=서울시]
'백년다리' 이미지. [자료=서울시]

서울시는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당선작 1점과 입상작 4점을 선정했다. 당선작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진다.

당선작을 설계한 권순엽 대표는 "경계 없이 펼쳐지는 한강 풍경을 극적으로 만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바닥 재료와 화초류 식재 형태는 기존 공원과 비슷하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8월 중 설계계약을 체결한 뒤 연내 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 공사에 들어가 2021년 6월까지 다리를 준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나머지 한강대교 북단 보행교 사업(노들섬~이촌동)도 내년 국제 현상공모, 기본 및 실시설계 등을 거쳐 2022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접수된 작품 전체는 8월 7일까지 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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