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택·SOC 예산 축소·해외수주 감소 등 '삼중고'...전략적인 글로벌 진출로 활로 뚫어야

국내 건설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최근 몇 년간 주택사업 덕분에 호황을 누린 건설업체들이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분양시장이 급속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 축소와 해외 플랜트 수주 감소 등도 건설업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근간인 건설업은 이대로 계속 갈 경우 심하면 간판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 경착륙이 우려되는 건설업은 이제 한계상황의 위기에 직면했다.

사면초가의 상황이지만 탈출구를 찾아 살아남아야 한다. 세상은 넓고 시장은 널려 있다.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을 통한 자구안 마련과 해외시장 개척이 답이다. 보다 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해외건설시장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과제다.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건설한 부르즈칼리파 모습.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건설한 부르즈칼리파 모습. [사진=삼성물산]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한국 건설업은 국가 경제의 중요 산업 중 하나다.

대표적인 기간산업이면서 일자리산업이다.

아울러 국가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건설업은 국민총생산(GDP)의 약 15%에 달하는 투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경제 성장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또 건설 분야에서 200만명에 이르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해외 건설수주를 통해 수출 증진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핵심 산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건설업이 처한 상황과 환경은 결코 녹록치 않다.

국내 주택시장 부진, 사회간접시설(SOC) 예산축소, 해외건설수주 감소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연평균 10.4%에 달했던 건설투자 증가율은 1998년 이후 연평균 4.3%로 감소했다.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4년간 일시적 주택경기 호조로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2017년부터 급격히 위축됐다.

그러나 한국은행에 따르면 아직도 건설투자는 2018년 기준, 39.2% 수준의 GDP 성장기여도를 기록 중이다.

전후방 생산유발 효과를 측정하는 생산유발계수(명/10억원) 역시 2014년 기준으로 약 2.22에 달한다. 이는 전 산업 평균인 1.89를 크게 상회한다.

현대건설이 올해 12월 완공 예정인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올해 12월 완공 예정인 카타르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 현장. [사진=현대건설]

아울러 해외프로젝트 수주는 국제 수지 개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06년~2018년까지 한국의 국제수지 가운데 건설산업은 약 1,415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여행 산업이 1,35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건설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는 엄청나다.

그러나 이 같은 건설경기는 2017년 하반기부터 하향세가 시작됐다.

2019년 올해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상황은 갈수록 심각하다.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 따른 민간주택 수주 급감과 공공분야 수주 감소, SOC 예산 감축 등이 가장 큰 이유다.

여기에 몇 년 동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해외건설 수주도 건설업체들을 위축시키고 있다.

해외 건설 수주 규모는 2010년 716억 달러로 최고를 기록한 이래 600억 달러대를 유지해왔으나 2015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다.

이에 정부는 쪼그라 들고 있는 건설산업을 위해 최근 예비타당성 면제사업의 조속 추진과 생활형 SOC 및 노후 인프라 등에 대한 공공건설투자를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녹록치 않은 시장환경으로 건설경기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원]
[자료=삼정KPMG 경제연구원]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한국 건설산업은 기술력 부족에 다단계의 하도급 구조, 부실 업체 난립 등 산업 전반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산재해 있다.

이러한 건설산업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조건적인 수주확대 전략을 넘어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S건설의 C 임원은 “국내외 건설시장의 침체에 국내 건설업체들의 기획, 마케팅, 설계 등 핵심 역량의 부재로 인해 수익성 감소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매출과 수익구조의 악화는 다시 핵심역량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와 기회를 억제하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눈을 돌려 보다 적극적인 해외건설시장 진출로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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