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LG화학 미국 연방법원에 맞소송 제기

[그래픽=뉴스퀘스트]
[그래픽=뉴스퀘스트]

[뉴스퀘스트=김동호 기자] SK 최태원 회장과 LG 구광모 회장이 배터리 시장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LG전자·LG화학을 상대로 자사 배터리 특허 침해와 관련, 미국에서 맞소송을 제기한다고 30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LG화학의 미국 내 자회사인 LG화학 미시간(LG Chem Michigan Inc.)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LG전자는 연방법원에 제소키로 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핵심 인력을 빼가 영업 비밀을 침해당했다며 미 ITC와 델라웨어 지방법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6월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날 미국에서도 특허 침해 맞소송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직접 경쟁사로 자사의 특허를 침해한 LG화학 뿐 아니라,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배터리 모듈과 팩 등을 생산, 판매하는 LG전자도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어 “그동안 LG의 자사 특허 침해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국내 기업 간 선의의 경쟁과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대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 했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강경 대응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어 “LG화학은 영업 비밀을 침해했다고 주장만 할 뿐 구체적인 침해 내용을 밝히지 않고  '아니면 말고 식' 소송을 했지만 자사는 소송 목적도 명확히 특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해결 할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내비쳤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자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도 불사했지만 LG화학·전자는 국민 경제와 산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로서도 의미가 더 크다는 게 SK 경영진의 생각”이라며 “언제든 대화와 협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돼 있다. 문은 항상 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소송 접수를 완료하면 LG 측이 침해했다고 보는 특허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LG화학도 올 초 미국 현지에서 먼저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2차전지) 영업기밀을 빼갔다”며 소송을 걸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최대 500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하는 폭스바겐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물량 수주를 놓고 경쟁을 벌였고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이 승리했다.

이에 2차 전지 업계 선두주자인 LG화학은 지난 4월29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와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걸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송전 진행 상황에 따라 2차 전지 시장을 놓고 다투는 두 회사 중 하나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 측은 지난 3월 폭스바겐 배터리 물량공급을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신규 공장까지 착공했기 때문에 패소할 경우 배터리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측도 SK이노베이션 주장대로 LG화학이 생산하는 배터리 중 많은 부분이 특허 침해에 해당, 생산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승소하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저작권자 © 뉴스퀘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