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원순 서울시장 카카오채널]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카카오채널]

[뉴스퀘스트=강영민 기자] 서울시의 추진에 행정안전부가 난색을 보이며 차질을 빚던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이 결국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9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 시민들의 어떤 지적이나 비판도 더욱 귀 기울여서 듣겠다. 반대하는 시민단체와도 함께 토론하겠다”며 한발 물러서는 듯한 입장을 내보였다.

다만 박 시장은 “중앙정부와의 단단한 공감대도 만들어졌다”면서 “현재의 단절, 고립된 형태의 광장을 해소하는 등 단계적으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에 공동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은 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업 포기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다시, 시민 속으로 들어가겠다. 진심과 소통으로 새 길을 만들어 가겠다”며 “광장의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오랜 꿈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의 새 광화문광장 재검토 발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가 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시장은 이날 브리핑 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중앙정부와 공감대는 누구와 이야기한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8월 말 대통령을 모시고 논의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 자리에는) 행안부 장관도 참석했고, 현재 형태의 광장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특히 대통령은 시민과의 소통이라든지 교통 불편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당부도 하셨다. 그래서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기구를 만들어서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 재구조화와 관련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Deep Surface'(딥 서피스). [사진=서울시 페이스북]
지난 1월 서울시가 발표한 광화문 재구조화와 관련한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Deep Surface'(딥 서피스). [사진=서울시 페이스북]

한편, 이에 앞서 서울시는 올해 1월 국제설계공모 최종 당선작을 발표하면서 광화문광장 재조성 계획을 밝혔다.

시는 당시 당선작으로 선정된 'Deep Surface'(딥 서피스)를 소개하며 “지상을 비우고 지하를 채우는 공간 구상으로 서울의 역사성을 지키고, 다양한 시민 활동을 품을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세종문화회관 앞 차로가 광장으로 편입돼 광장 규모가 3.7배로 확장되고, 지하공간은 하나로 통합돼 시민을 위한 또 다른 광장을 조성하는 계획이었다.

특히 지하 공간을 활용, GTX-A(파주 운정∼서울∼화성 동탄)의 광화문 복합역사 신설을 추진해 지하철 5호선 광화문, 1·2호선 시청역에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용산∼고양 삼송)까지 총 5개 노선을 품는 초대형 역을 형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해당 발표 이틀 후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는 “합의된 바가 없는 내용”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행안부는 입장문에서 “서울시 기본 계획안에 대해 관계기관 회의 등을 통해 해당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하면 청사 일부 건물·부지가 침범되는 문제를 지적했고 수용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면서 “(계획대로라면 정부청사의) 정문과 차량 출입구가 폐쇄되고 전면 주차장, 청사 내 순환도로 폐쇄에 따라 청사내 차량순환이 불가능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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