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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2020-06-05 17:35 (금)
[역사 인물의 탄생지를 가다⑩] 경북-여중군자 장계향(1)
[역사 인물의 탄생지를 가다⑩] 경북-여중군자 장계향(1)
  • 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 승인 2020.01.0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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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퀘스트=한국지역인문자원연구소】 『음식디미방』은 최초의 한글 조리서로, 현존하는 한글 조리서 중 가장 오래됐다.

저자는 정부인 안동 장씨인데, 부군 석계 이시명의 불천위 신주 후신(後身)의 함중(陷中)에「조선고의인안동 장씨휘계향신주(朝鮮故宜人安東 張氏諱桂香神主)」, 즉 ‘조선의 사망한 의인 안동 장씨, 이름 계향의 신주’라 고 기록돼 있어서 그 이름이 장계향(張桂香)임을 알 수 있다.

불천위 신주가 만들어질 당시 장계향의 품계는 의인이었다.

소녀, 마음에‘경(敬)’을 심다

장계향은 퇴계학의 적통을 계승한 영남의 거유 장흥효의 장녀이고, 은둔의 학자 석계 이시명(李時明)의 부인이며, 존재선생 이휘일(李徽逸)과 갈 암 이현일(李玄逸)의 어머니이다.

스스로 천자문을 깨치고 아버지로부터 『소학』과『십구사략』,『예기』,『논어』,『시경』등을 익힌 여성선비, 즉 여 사(女士)이기도 했다.

학문적 소양뿐 아니라 시와 서예에도 뛰어나서 9세 때「성인음」을 짓고, 11세 때「경신음」과「소소음」을 지었으며, 시「학발」을 지어 초서로 쓰는 등 학예일치를 이루었다.

한 번은 아버지의 초서를 보고 흉내를 냈는데, 장흥효가 감탄할 정도의 실력이었다고 한다.

또 정구와 류성룡 문하에서 수학한 서예가이자 학자인 청풍자 정윤목은 장계향이 쓴 적벽부체(赤壁賦體)를 보고 크게 놀라며, “필체가 호방하고 굳세어 우리나라 사람의 서법과는 다르니, 중국인의 필적이 아닌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장계향은 효녀이자 현모양처였고, 군자의 덕까지 갖추어서 교육과 사회 봉사의 행적도 많이 남겼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장계향을 여중군자(女中君子)라 한다. 여중군자의 사전적 의미는 착하고 아름다운 덕행이 높은 여자를 뜻한다.

장계향은 어려서부터 늘 글을 읽고 학문을 연구하는 아버지 모습을 보 고 자랐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주자대전』읽는 소리를 듣고 그대로 따 라 외워서 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글을 익히고 책을 접하게 됐다.

장계향은 열 살 때 원회운세(元會運世) 이론을 정확하게 이해해서 또 한 번 아버지를 놀라게 했다. 원회운세란, 우주의 틀이 129,600년을 주기로 순환 사시(四時)한다는 중국 북송의 학자 소옹(邵雍)의 이론이다.

역법에서 1년은 12개월이고, 1개월은 30일이며, 1일은 12시진이다. 따라 서 1년은 12개월 360일 4320시진인데, 이것을 소년이라 한다.

12시진은 1 일이고, 30일은 1개월이며, 12개월은 1년이다. 12, 30, 30, 12, 30…의 부단한 교차가 진행된다. 소옹은 이를 근거로 12시진은 1일, 30일은 1개월, 12 개월은 1년, 30년은 1세(世), 12세는 1운(運), 30운은 1회(會), 12회는 1원(元) 이라는 정의를 내렸다.

1원은 대년이면서 우주년인데, 이는 12회 360운 4,320세 129,600년이다.

그래서 30원이 1원지세이고, 12원지세가 1원지운이며, 30원지운이 1원지회이고, 12원지회가 1원지원이 된다. 매 1원의 수 129,600년이 되면 낡은 세상이 사라지고 새로운 세상이 생겨나 반복되며 무궁하게 순환한다는 것인데, 이것을 소옹사상이라 한다.

웬만큼 학문을 익힌 선비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이 이론을 장계향은 열 살 어린 나이에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고 한다. 아들 이현일의『갈암집』 「선비 증정부인 장씨 행실기」에 이 이야기가 기록돼 있다.

선생(장흥효)에게는 딸 하나뿐(장계향은 무남독녀로 자랐다)이라서 매우 사랑하여『소학』과 십구사(十九史)를 가르쳤는데, 힘들이지 않고 글 뜻을 통달하였다.

선생이 한번은 문인들과 원회운세의 수(數)에 대해 말 하였는데, 훤히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얘기가 끝난 뒤 집에 들어가서 부인(장계향)을 불러 물었다.

부인이 겨우 10여세였는데, 잠시 가만히 앉아 있다가 숫자를 세어 대답하자 선생이 매우 기특하게 여겼다. 이때부터 조석 간에 얼굴을 맞대고 말해 주는 것들이 모두 성현의 격언이었다. 부인은 존숭하여 믿고 공경히 지켜 반드시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하려 하였다.

장계향의 아버지 장흥효(張興孝)는 1564년(명종 19년) 경북 안동의 (서후면) 금계리에서 태어났다.

퇴계 이황의 제자 김성일에게서 심학(心學)을 익히고, 역시 이황의 제자인 류성룡에게서『대학』과『태극도설』,『심경』을 익혔으며, 정구 문하에서『심경발휘』를 들어 퇴계학을 계승한 성리학의 대가였다. 벼슬에 나아가기보다는 학문을 연구하며 후진양성에 전념했다.

장흥효는 역학에 특히 조 예가 깊어서, 12월을 배열 하고 24절후를 분배해서 그 위에 원회운세와 세월일 진(歲月日辰)의 수를 더하여 「일원소장도」를 지었다. 장현광이 그것을 보더니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고 극찬했다.

뿐만 아니라『역학계몽통석』의「분배절기도」에서 오류를 발견하고는 20년 동안 연구하고 고증한 끝에 추론에 의한「십이권도(十二圈圖)」를 지어 오류를 해결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장계향의 부친 장흥효의 종택인 경당 종택.
장계향의 부친 장흥효의 종택인 경당 종택.

그 딸 장계향은 아버지가 연구를 위해 벽에 걸어놓은「태극도설」을 보 고 외워 그 이치를 스스로 깨우쳤고, 퇴계가 쓴 시와『시경』의 시들을 외우고 쓰며 놀았다.

몸은 곧 부모님이라(身是父母身)

어찌 이 몸 조심하지 않으리(敢不敬此身)

이 몸을 욕되게 한다면(此身如可辱)

이는 곧 부모님의 몸을 욕되게 함이네(乃是辱親身)

장계향의「몸가짐을 다짐하며(敬身吟)」라는 시이다.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하니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라.’ 주요 경전 십삼경의 하나인「효경」의 첫 구절로, 몸에 있는 털과 피부 등 모 든 것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 이라는 뜻이다.

장계향이 열한 살 즈음에 지었다는 시「경신음」을 보면 그녀가『소학』내편의 ‘경신’을 읽고 분석하여「효경」의 가르침과 합하고 나름의 이론으로 체계화했음을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선시대 유교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려면 학문보다 살림을 익혀야 했다고 알고 있다. 유교사회에서의 여성, 하면 열녀와 칠거지악, 삼종지도(여자가 따라야 할 세 가지 도리), 삼불거(아내를 버리지 못하는 세 가지 경우), 불경이부(두 남편을 섬길 수 없다) 등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이다.

유교사회에서는 음양의 원리에 따라 남녀를 구별하고, 남자는 가정을 대표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며, 여자는 가정에서 내조하고 아이들을 잘 기르도록 교육시켰다.

여필종부, 즉 아내는 반드시 남편 뜻을 좇아야 하고 부위부강(夫爲婦綱), 즉 아내는 남편 섬기는 것을 근본으로 여겼다.

때문에 여아의 동몽교육은 살림을 익히는 것에서 시작해 내조, 예절, 육아 교육 중심이었고, 학문과 정치는 제외시켰다. 하지만 일부 선비집안에서는 여성을 존중하고 남성에 준하는 교육의 기회를 주며 사회적 지위도 인정했다.

그래서 몇몇 여성은 학문과 시서화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했다. 자신의 뛰어난 학자적 기질을 바탕으로 아들을 학 자와 문신으로 성공시킨 장계향과 신사임당, 여성성리학자 임윤지당과 강정일당, 여류시인 허난설헌과 김호연재 등이 그 예라 하겠다.

정치에 참여할 기회까지는 아니지만 선비로서의 여성은 인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인 안동 장씨’가 아닌 ‘장계향’이라는 이름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신주 함중에 그 이름이 기록돼 있었기 때문이다.

공식기록에 성씨가 아닌 여성의 이름이 기록되는 것은 조선시대에 흔치 않은 일이었고, 함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퇴계학파의 불천위 신주에는 여성의 이름이 여럿 기록돼 있다. 이시명의 선배위 광산 김씨는 이름이 김사안이었고, 이황의 후배위는 권숙정이었으며, 류성룡의 배위는 이순향이었고, 전식의 배위는 최옥란이었다.

모두 신주를 통해 알게 된 이름이었다. 퇴계학파에서는 여 성의 사회적 지위를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인정했음을 알 수 있다.

퇴계학파의 여성존중사상은 이황이 장가가는 손자 이안도(李安道)에게 쓴 편지에서도 드러난다.

부부란 인륜의 시작이고 만복의 근원이므로 지극히 친밀한 사이이기는 하지만, 또한 지극히 바르게 하고 지극히 조심해야 할 사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부부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부부간에 서로 예를 갖추어 공경해야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너무 가깝게만 지내다가 마침내는 서로 깔보고 업신여기는 곳에까지 이르고 만다.

이 모두 부부 간에 서로 예를 갖추어 공경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다. 그렇기에 가정을 바르게 하려 면 마땅히 그 시작부터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거듭 경계하기 바란다.

이황은 부부가 서로 예의와 존경심을 갖고 인격적으로 대해야 할 것이 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황 자신도 부인을 손님 대하듯 조심스럽게 대하는 모범을 보였다고 한다.

퇴계의 학통을 계승한 장흥효 또한 그 영향을 받아 여성을 존중했다. 장계향이 여아였음에도 제자로 삼아 학문을 가르쳤다는 사실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장계향은 퇴계학을 계승한 최초의 여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계향은 어려서부터 경(敬)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다. 장흥효의 호가 경당(敬堂)인 이유도 경으로 함양하려는 뜻이었다.

외손자 이휘일은 외할아버지의「행장」에, “‘경’자를 크게 오른쪽에 써 붙이고 이로써 자호하였다.”라고 적었다.

“아무도 없이 홀로 있을 때마저 심신의 흐트러짐이 없도록 삼가고 또 삼가는 ‘근독(謹獨)’은 군자의 근본이다. 이천선생(정이: 북송 유학자)이 말씀 하시기를, ‘함양은 반드시 경(敬)으로 해야 한다’고했다. 경은 ‘삼가 조심하면서 마음을 풀어놓지 않는 것’, 즉 외(畏)라고 했으니, 고요함 속에 깨달음 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혼자 잘 때에도 이불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혼자 길을 갈 때에도 그림자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獨寢不愧衾, 獨行不愧影).”

장흥효는 근독은 근본을 무성히 하는 것으로, 양심을 보존하고 나쁜 마음을 물리치는 존양성찰(存養省察)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고 가르쳤다.

혼탁한 정(情)이 작용하여 마음의 본체인 성을 어지럽힐 때 주경함양(主敬函養)해야 한다고도 가르쳤다. 이러한 것은 퇴계의 경사상을 계승한 것이다.

장계향은 효성 지극한 딸이기도 했다.

열다섯 살이 되던 1612년(광해군 4년) 어머니가 중병에 걸려 누웠다. 장계향은 3년간이나 어머니를 대신해 살림을 하고 시시때때 어머니 몸을 씻겨드리고 약을 달여 입에 떠 넣어드 리며 극진히 간병했고, 간절히 기도하며 어머니 곁만 지켰다.

그런 지극정성이 하늘을 감동시켜 1615년 어머니가 병을 털고 일어났다. 장계향은 어느 새 열여덟 처녀가 돼 있었다.

필생의 역작 『음식디미방』

『음식디미방(飮食知味方)』의 ‘지미(知味)’는 음식 맛을 본다는 궁중말로, 그 옛말이 ‘디미’이다.

그러므로『음식디미방』은 ‘음식 맛을 알려주는 방문(方文)’이라는 뜻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경북대학교 도서관에 소장 돼 있는 궁체 필사본은 앞뒤 표지를 포함해 전체 30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장계향의 친필로 알려져 있다.

정확한 저술연대는 알 수 없고, 다만 권말에 첨부된, “이 책을 이리도 눈이 어두운 중에 간신히 썼으니 이러한 뜻을 알고 이대로 시행하고, 딸자식들은 각각 베껴가되, 이 책을 가져갈 생각일랑 말라. 부디 상하지 않게 간수하여 빨리 떨어지지 않게 하라”는 당 부의 말로 추정컨대, 두 딸이 죽기 전인 1641년 전으로 보인다.

책의 권두서명은 한글로『음식디미방』이라고 적혀 있지만 표제명은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으로 돼 있다. 이 책에는 면병류(면과 떡) 18종, 어 육류 74종, 주류와 초류(식초) 54종 등 총 146종의 음식 조리법이 소개돼 있다.

성리학에서의 생명활동은 철저히 자연과의 조화에 따랐다. 그것은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우주 구성원으로써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융 화되어 살아가는 것이 만물일체사상에 부합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만물일체사상에 의하면, 인간은 모두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동료이다. 건(乾: 하늘)은 아버지와 같고 곤(坤: 땅)은 어머니와 같다.

그러므로 하늘과 땅에 가득 찬 것을 내 몸으로 삼고 하늘과 땅을 이끌고 가는 것을 내 본 성으로 삼는다.

장계향의 『음식디미방』(규곤시의방).
장계향의 『음식디미방』(규곤시의방).

‘나’는 만물의 하나일 뿐이다. ‘나’는 우주구성원으로서의 나일뿐으로,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가야 한다.

집을 짓는 것은 물론이고, 입고 자고 생각하는 모든 생활에서 그러하다. 음 식 또한 예외일 수 없다.

하늘에는 음과 양, 바람, 비, 어둠, 밝음의 육기(六氣)가 있고, 이 기가 내려와 오미(五味: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 단맛)와 오색(오색: 청황적백흑), 오성(五 聲: 부르짖는 소리, 웃는 소리, 우는 소리, 노랫소리, 신음소리)이 된다. 리기(理氣)에서 리는 우주의 본체이고, 기는 그 현상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맛을 느끼는 미각은 우주의 현상에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맛에서 몸에 해로운 독과 몸에 이로운 약을 구별해내는데, 이때 시·청·후·촉 사감의 도움을 받는다. 그렇기에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6기를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 한다.

조리는 6기에서 내려온 오미의 조화예술이다. 조화의 예술은 맛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6기를 받은 사물을 재료로 에너지를 생산해내야 한다.

무극(태극)이 움직여 양을 낳고, 움직임이 다해 고요하고 고요하여 음을 낳고, 고요함이 다하여 다시 움직이니,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고요하여 서로의 근원이 되고, 음과 양으로 나뉘어 양의가 있게 되고, 양이 변화하고 음이 합하여 수·화·목·금·토의 오행을 낳고, 오행이 차례로 베풀어 져 사계절이 운행되는데, 이 오행 중 수(水)와 화(火)를 취하여 조리를 한다.

재료는 차고 서늘한 성질을 가진 것과 따뜻하고 뜨거운 성질을 가진 것, 즉 음양을 구분하여 음식궁합을 맞춤으로써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장계향은 성리학을 익힌 선비였다. 따라서 그녀가 저술한『음식디미방』에는 이러한 성리학적 철학이 담겨 있다.

삼오주: 정월 첫 5일에 새벽 정화수를 여덟 동이 길러 독에 붓는다. (…) 무릇 술이 좋으려면 쌀을 희게 쓿고 씻기를 부디 여러 번 하여 깨끗이 하고 찐 후에, 밤 동안 재워 더운 기운을 없게 하여 넣고, 독 밑에 두터운 나무판을 받쳐놓아야 한다. 물을 알맞게 넣고 누룩이 좋으면 술이 잘못되는 때가 없고, 이 법을 어기면 좋을 리가 없다.1)

굳이 ‘정월 초닷새의 새벽 정화수’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정월 초 닷새는 우주간에 쉬지 않고 운행하는 오행이 가장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밤 동안 재워 더운 기운을 없게 하여 넣고 독 밑에 나무판을 받치는 등은 자연과의 조화를 위한 것이었다. 효소나 미생물의 작용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즉 음양과 풍우, 명암의 6기를 가장 완전하게 받아들이는 방법이라 하겠다. 이처럼 술 담는 일 하나에도 우주의 좋은 기운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 신경 썼다.

1)「『음식디미방』에 수록된 전통음식의 향략적 가치 및 식재료의 가능성」(최예석, 대구대한의대학교 석사학위 논문)을 「장계향의『음식디미방』과 유교여성 살림철학」(이난수, 사단법인 선비정신과 풍류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에서 재인용.

(다음 회에 계속)

참고자료

『갈암집』(이현일 저, 홍기은 역, 한국고전DB),「사람이 되라, 손자에게 보낸 퇴계의 편지」(장윤수, 대구교육대학교),「성인을 꿈꾼 조선시대 여성철학자 장계향」(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여중 군자 장계향과 운악 이함의 사회적 실천」(장윤수, 대구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음식디미 방』에 수록된 부식류의 식재료와 조리법 고찰」(김업식, 안양과학대학 호텔조리영양학부 교수. 고 희철, CJ식품연구소 선임연구원),「장계향의『음식디미방』과 유교여성 살림철학」(이난수, 사단법인 선비정신과 풍류문화연구소 선임연구원),「정부인 안동장씨 이름‘장계향’, 이렇게 찾았다」(배영 동,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교수).

·사진 제공_ 영양군청, 안동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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