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쉰공익자선기금회의 천이단(陳一丹) 이사장이 한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텅쉰공익자선기금회의 천이단(陳一丹) 이사장이 한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텅쉰]

【뉴스퀘스트/베이징=전순기 통신원】 기업은 생물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처럼 언제인가는 사라지게 마련이다.

심지어 재수 나쁜 기업들은 몇 년을 못 버티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래서 아마도 최근 은퇴한 알리바바의 마윈(馬雲) 회장이 “나는 알리바바가 3세기를 버틸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최소한 101년 동안은 생존해야 한다.”는 바람을 현직에 있을 때 종종 입에 올리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역시 현실은 정말 냉혹하다.

기업이 3세기를 유지한다는 것, 100년을 넘게 생존한다는 것은 사람이 100세를 넘게 사는 것 이상이나 어렵다.

극강의 경쟁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소비자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중국의 최대 모바일 소프트웨어 업체로 유명한 텅쉰(騰訊. Tencent)은 이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를 잘 알고 실행하는 기업이다.

시가총액이 3조5000억 위안(元. 595조 원)을 바라보면서 아마존을 위협하고 있으나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가능한 한 장기 생존에 필요한 존경받는 기업 이미지의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쟁업체들인 알리바바나 바이두(百度)에 못지않게 사회공헌에 매진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1998년 탄생한 텅쉰의 사회공헌은 생존을 위한 기반을 어느 정도 다진 2004년부터 시작됐다고 보면 될 듯하다.

이 해에 ‘텅쉰 녹색 숲 살리기’ 캠페인 추진과 재난 지역에 옷을 기부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본격적 사회공헌의 깃발을 들어올렸다.

2007년 5월에는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할 목적으로 ‘모금플랫폼’도 개설했다.

이어 6월에는 자사가 출연하는 기금과 모금으로 조성된 기부금을 관리하는 텅쉰공익자선기금회를 설립,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2019년 9월 말을 기준으로 이 기금회가 관리하는 ‘모금플랫폼’ 경유 기부금의 누적 액수는 그야말로 경이적이라고 해도 좋다.

무려 80억 위안에 이른다. 1년에 대략 평균 6억 위안 이상을 모금했다는 계산은 자연스럽게 나온다.

기부에 참여한 누적 인원도 놀랍기만 하다.

3억5000만 명 전후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곧 4억 명을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기금회의 사회공헌 활동은 다양하다.

우선 쓰촨(四川)성 원촨(汶川)에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인 2008년 5월 중순의 활약을 꼽아야 할 것 같다.

‘모금플랫폼’을 통해 2000만 위안 전후의 기금을 마련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재난을 당한 이재민을 돕는 프로그램에 전액이 기부됐다.

전국에 산재한 빈곤 농촌 지역에 대한 지원 사업 역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매년 평균 2000만 위안 전후의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텅쉰은 자사의 기부금을 통한 사회공헌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국토가 넓은 국가의 특성상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재해를 당한 이들에 대한 지원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최근까지 10여 개 지역에 총 7000만 위안 이상을 지원했다.

축몽신향촌 프로그램으로 상전벽해한 윈난성의 한 마을.
축몽신향촌 프로그램으로 상전벽해한 윈난성의 한 마을. [사진=텅쉰]

2009년부터 5년 기한으로 추진한 농촌 재개발 사업인 이른바 ‘축몽신향촌(築夢新鄕村) 프로그램 역시 간과해서는 안된다.

총 5000만 위안이 투입돼 윈난(雲南)과 구이저우(貴州)성의 일부 현들을 완전 상전벽해의 농촌으로 만들었다.

앞으로도 비정기적으로 유사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텅쉰은 지난 2011년 남의 어려움에 대해 물불 가리지 않고 자신의 몸까지 희생하면서 돕는 의인들에 대한 표창을 위해 500만 위안을 투입, 축덕(築德)기금을 설립했다.

축덕(築德)기금의 존재야 말로 텅쉰이 어느 정도 사회공헌에 열심인지를 잘 말해준다.

원래 중국인들은 남이 직면한 어려움을 잘 돕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축덕기금 수상자들이 시상 행사에 참석한 모습.
축덕기금 수상자들이 시상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텅쉰]

홍수철에 급류에 휩쓸려가는 사람을 보고도 “왜 저 사람은 헤엄을 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주지 않는 것이 평균적인 중국인들이다.

중국 정부가 매년 ‘견의용위(見義勇爲. 의를 행할 때에 직면하면 용감하게 행동함)라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보인다.

텅쉰은 바로 이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 축덕기금을 통해 의인들을 매년 표창하고 있다.

2019년 9월을 기준으로 총 160여 명이 표창을 받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99공익일 행사를 홍보하는 베이징 시내 텅쉰의 포스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99공익일 행사를 홍보하는 베이징 시내 텅쉰의 포스터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텅쉰]

텅쉰이 추진하는 사회공헌의 하이라이트는 그러나 역시 2015년부터 시작한 ‘99공익일’ 프로그램이라고 해야 한다.

매년 9월 9일을 전후해 대대적 공익 활동을 추진하는 사업으로 최근에는 중화권에서 내로라하는 연예계 스타들까지 참여하면서 완전히 국가적 행사로 거듭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는 ‘모금플랫폼’을 통한 기부 캠페인도 활발하게 벌어진다.

이와 관련, 텅쉰에 컨텐츠를 제공하는 자회사의 인싱르(尹星日) 사장은 “텅쉰은 알리바바처럼 3세기 동안 지속되는 기업이 되기를 공공연하게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 3세기 동안 생존하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텅쉰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분석했다.

사회공헌은 궁극적으로 장기 생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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